“유네스코 권고 수용, ‘반쪽’ 등재 감수” ‘모든 역사 포괄적 설명’엔 언급없어 외교부 “전체 역사 충실히 반영해야”
일제강점기 조선인 강제노역 현장인 일본 니가타현 사도광산의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하는 일본이 1800년대 후반 이후 유산이 대부분인 핵심 근대유산 구역을 제외하기로 했다. 유네스코 자문기구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이코모스) 권고를 수용해 7월 열리는 세계유산위원회(WHC)의 등재 결정을 이끌어내려는 취지다.
기타자와 지구는 사도광산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유산이다. 20세기 중반에 발전소, 광산 시설 등으로 쓰인 거대한 콘크리트 건물 흔적이 남아 있어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다. 기타자와 지구는 20세기에 본격적으로 조성된 곳인 만큼 16∼19세기 중반(에도시대)으로 세계유산 대상 시기를 한정한 일본 정부의 취지와 맞지 않는다는 게 이코모스의 해석이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이코모스가 권고한 ‘모든 기간에 걸친 역사를 포괄적으로 다룰 것’에 대해서는 별다른 설명을 하지 않았다. 일본은 애초 에도시대로 세계유산 대상 시기를 한정해 조선인 강제노역 역사를 감추려 했다. ‘16∼19세기 유산 신청에 왜 20세기 유산이 있는가’라는 취지의 이코모스 지적에 일본은 해당 구역을 세계유산에서 빼는 방식으로 끝내 강제노역 역사를 숨기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한국 정부는 이코모스 심사 결과가 공개되기 전부터 “사도광산 전체 역사가 충실히 반영돼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임수석 외교부 대변인은 13일 정례 브리핑에서 “한일 양국 간에 진지하고 성실하게 협의가 이뤄지고 있다”며 “전체 역사가 충실히 반영돼야 한다는 우리 입장엔 변화가 없다”고 했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고도예 기자 yea@donga.com
사지원 기자 4g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