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망 조율 ‘반도체 연락그룹’ 합의 일부선 “반도체 생태계 축소 우려”
13일(현지 시간) 이탈리아 풀리아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한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리시 수낵 영국 총리,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왼쪽부터). 풀리아=AP 뉴시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가 13∼15일 이탈리아 풀리아에서 열린 가운데 G7이 중국의 인공지능(AI) 반도체 기술 접근을 제한하고 반도체 공급망을 조율하기 위한 ‘반도체 연락그룹’을 구축하기로 했다. 미국이 중국에 대한 AI 반도체 기술 수출 규제 강화를 추진하는 상황에서 G7을 중심으로 서방이 중국의 AI 기술 추격을 막는 데 협력하겠다는 것이다.
12일 블룸버그통신은 G7 정상회의 코뮤니케(공동성명) 초안을 입수해 G7 정상들이 반도체 공급망 조율과 해저 인터넷 케이블 복원력 강화를 위한 반도체 연락그룹 구성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AI 열풍으로 반도체 수요가 증가하면서 기술 패권 전쟁의 핵심인 AI 반도체 공급망을 조율하고 중국의 접근을 제한하는 방안을 논의하겠다는 취지다.
지난해 5월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린 G7 정상회의에서 ‘경제회복력과 경제안보’에 관한 별도 성명을 발표하고 중국의 경제적 강압에 대한 공동 대응과 탄력적인 공급망 구축에 합의했다. 올해는 이에 이어 반도체 분야 협력을 위한 협력체를 구성하는 것이다.
미국의 새 반도체 규제가 삼성전자와 TSMC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에 대한 중국의 접근을 막을 수 있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전문가들을 인용해 13일 보도했다. 미국의 잠재적 규제가 게이트올어라운드(GAA) 역량을 갖춘 이들 기업이 중국 기반 고객들을 위한 반도체를 만들지 못하게 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반도체 생태계 축소가 우려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우리가 직접 중국에 AI 칩을 공급하는지 여부와 별개로 시장 전반이 움츠러들 수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