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이 1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조별리그 C조 6차전 대한민국과 중국의 경기 전반전에서 중국 축구팬의 야유에 1차전 스코어인 3대0을 손으로 그려보이고 있다. 2024.6.11 뉴스1
중국의 유명 해설위원 동 루(董路)가 한국축구대표팀 주장 손흥민(32)을 향해 “비열한 위선자”라고 맹비난했다.
앞서 김도훈 임시 감독이 이끄는 한국축구대표팀은 11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C조 6차전에서 중국을 1-0으로 꺾었다.
이날 승리로 한국은 2차 예선을 조 1위로 통과했다. 반면 중국은 승점 8점(2승 2무 2패)으로 태국과 동률을 기록했지만 상대 전적서 우위를 점하며 천신만고 끝에 3차 예선에 올랐다.
그러자 중국 팬들은 더욱 열등감에 사로잡혔다. 한 중국 축구 팬은 “손흥민은 완벽한 한국인의 예시”라며 “관대하고, 예의 바르며, 교양 있는 척을 하려 애쓰지만, 사실은 뼛속까지 비열하다. 결코 변하지 않는 민족적 특징”이라며 근거 없는 비난을 퍼붓기도 했다.
또 현재 중국 웨이보 등에는 손흥민의 골 세리머니 모습을 휠체어에 타고 있는 듯 보이게 합성한 사진과 영상 등이 공유되고 있는 중이다. 또 다른 사진에는 휠체어 4대에 쓰레기봉투로 보이는 물체가 있고, 그 위에 김민재, 손흥민, 황희찬, 이강인의 이름이 중국어로 적혀있다.
중국 ‘즈보 닷컴’ 13일(이하 한국시간) 보도에 따르면 한국과의 경기 생중계 해설을 맡은 동 루도 이날 한국을 향한 비난에 합류했다.
동루는 “손흥민은 위선자다. 확실히 위선자다. 그는 약자를 괴롭히고 강자를 두려워한다. 그는 사랑하고 미워할 줄도 아는 이강인보다 훨씬 못하다”고 말했다. 아무런 연관관계 없이 이강인을 굳이 언급함으로써 지난 2월 있었던 불화를 재조명하려는 시도가 명확히 보인다.
또 “이 경기에서 한국은 초조했고 손흥민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더 이상 참을 수 없는 초조함에 3-0 제스처를 취했다. 이는 그가 초조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초조하지 않았다면 그 누가 관중과 싸우려 들겠는가?”라고 궤변을 늘어놨다.
반면 경기 후 손흥민은 ‘3-0 제스처’에 대해 “내가 특별히 야유받을 행동을 하진 않았다”며 “우리 홈 경기장에서 그런 행동을 받아들일 순 없었다. 우리 팬 분들까지 모두 무시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대한민국 선수로서 뭔가 보여주고 싶었다. 우리가 치렀던 경기를 제스처로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경기만 보면 좋은 경기로 승리했다는 게 가장 중요하다. 축구를 하다 보면 종종 그런 일이 일어난다. 잘 말리지 않고 대처하는 게 중요하다. 나도 흥분하지 않고 침착하게 잘 받아들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송치훈 동아닷컴 기자 sch5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