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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 의장, 18개 상임위 野독식 제동…협상 실마리 찾을까

입력 | 2024-06-14 15:48:00

여야가 22대 국회 원 구성을 놓고 끝내 합의에 이르지 못한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민의힘 불참 속에 상임위원장 선출을 위한 본회의 투표가 진행되고 있다. 2024.6.10/뉴스1


국회 ‘원(院) 구성’을 두고 한 치 양보 없는 강대강 대치를 이어가던 여야가 우원식 국회의장의 중재로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더불어민주당은 하루라도 빨리 본회의를 열자는 입장이지만 ‘여당에 시간을 주자’는 우원식 국회의장의 판단으로 본회의는 다음 주 열릴 것으로 보인다.

14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법을 준수하겠다’며 민주당과 발맞춰 원 구성을 추진했던 우 의장은 일방통행이라는 지적에 부담을 느껴 속도 조절에 나섰다.

상임위원회 18개 중 11개 상임위원장을 단독 선출한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협상에 응하지 않을 경우 13일 본회의를 열어 나머지 7개 상임위원장을 선출해 원 구성을 마무리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우 국회의장이 사흘 만에 본회의 강행 처리에 부담을 느껴 여야 간 중재에 나서며 13일 본회의는 무산됐다. 여당이 협상 테이블에 돌아올 시간을 기다리겠다는 것이다.

민주당 원내 관계자는 이날 뉴스1과 통화에서 “(의장의 결단을)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국민의힘 측도 마냥 버티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민주당은 오는 17일 본회의를 열어달라고 요구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도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우 국회의장에게 원 구성 마무리를 위해 17일 본회의를 열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박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은 의장의 양당 원내대표 회동 제안도 거부했다”며 “이만하면 충분히 기다려줬다. 더 이상 기다릴 여유도, 이유도 없다”고 압박했다. 국회법상 매주 목요일 열게 돼 있는 본회의를 사흘 앞당겨 열자는 것이다.

다만 우 국회의장이 여야 중재의 강한 의지를 갖고 있어 협상이 진전되지 않고 17일에 본회의를 여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제22대 국회가 헌정사 최초의 ‘야당 단독 개원’이라는 불명예로 시작한 데 더해 민주당이 지난 10일 법제사법위원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운영위원회 등 협상의 뇌관인 상임위를 모두 독식했기 때문이다. 우 의장이 민주당 출신으로 선명성을 강조한다 하더라도 중립성이 요구되는 만큼 지나치게 편파적이라는 국민적 비판에 직면할 수도 있다.

국회 관계자는 “의장께서는 양당의 얘기를 모두 듣고 있다”며 “주말 상황도 봐야 할 것 같다. 다만 현재 여야의 접점이나 중간 점이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날짜를 못 박는 것은 이른 것 같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요구하는 17일 본회의 개의에 대해서는 거리를 둔 것이다.

현재 국민의힘은 모든 국회 일정을 보이콧하며 각종 특위를 가동해 대응하고 있지만 당내 특위는 입법권이 없어 한계가 뚜렷하다. 국민의힘이 협상마저 거부한다면 본회의 개의의 명분을 쌓은 우 의장이 결단을 내릴 수도 있다.

아울러 원 구성이 완료돼야 진행할 수 있는 교섭단체 대표연설과 대정부질문도 우 의장의 본회의 강행 명분이 될 수 있다. ‘일하는 국회’를 내세운 민주당은 24~25일 교섭단체 대표 연설, 26~28일 대정부 질문을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18개 상임위 독식의 명분이 쌓여가는 상황에서 국민의힘 내에서는 ‘7개 상임위라도 받아야 한다’는 타협론이 나오고 있다. 기재위, 국방위, 외통위, 정무위마저 야당이 가져갈 경우 정국 주도권을 완전히 뺏기기 때문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국민의힘에서) 타협론이 나오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강경파 입장이 강해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