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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세 생일 트럼프도 횡설수설…“술 취한 늙은 삼촌 같아” 우려 나와

입력 | 2024-06-14 16:05:00


14일(현지시간) 78세 생일을 맞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에 대해, 이제는 그도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둔화 조짐이 보인다고 전문가들이 진단했다. 81세인 조 바이든 대통령에 비해서는 낫지만, 종종 연설할 때 ‘술에 취한 늙은 삼촌’ 같은 분위기를 풍긴다고 한 전문가는 꼬집었다.

AFP통신에 따르면 나이 이슈 관련해 트럼프 팀은 유권자들이 트럼프가 바이든보다 3년 반 어리다는 사실을 잊게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다. 공개 행사마다 바이든이 비틀거리거나, 말을 더듬거나, 지쳐 보이거나, 방향 감각을 잃은 것처럼 보이는 동영상을 틀며 조롱하지만 실상 둘의 나이 차가 크지 않은데 이를 유권자가 떠올리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다.

트럼프는 14일 밤 플로리다에서 성대하게 생일 파티를 열 예정이다. 초대장에는 “역대 최고 대통령의 생일을 축하하는 데 함께 해달라”라고 적혀 있고 복장 규정으로 성조기에 든 색상의 옷을 입어달라고 요청했다.

아메리칸 대학교 정부학 강사인 매튜 포스터는 “신체적 능력 면에서 눈에 띄는 차이가 있다”며 바이든의 걸음걸이가 때때로 더 뻣뻣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포스터는 또한 트럼프의 일정이 훨씬 적어서 공개 행사 사이에 더 쉴 시간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트럼프가 지지자들에게 연설할 때 종종 길고, 맥락이 단절된, 의식의 흐름에 따른 것 같은 장황한 이야기를 한다고 지적했다.

트럼프의 수석 보좌관인 제이슨 밀러는 지난 13일 “바이든의 뇌는 현시점에서 뇨키(수제비 비슷한 감자 반죽)와 같다”고 비아냥거렸다. 하지만 전문가들이 보기에 트럼프에게도 이상 징후가 감지되고 있다.

포스터는 “트럼프는 연설할 때 때때로 늙고 술에 취한 삼촌의 분위기를 풍긴다”며 그는 “이것이 나이가 들었다는 신호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미 너무 충동적인 사람이 이러면 예상할 수 없는 영역에 들어가게 되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국가원수로서 바이든 대통령은 정기적으로 건강 검진을 받고 그 결과를 백악관 주치의가 공개하지만, 패스트푸드를 좋아하는 것으로 알려진 트럼프의 건강에 대해서는 수년간 아무런 정보도 나오지 않았다. 모두 자기 입에서 나오는, 확인되지 않는 정보였다. 지난해 11월 중순, 트럼프는 자신의 건강 상태가 훌륭하고 체중도 줄었다는 의사가 보낸 짧은 메모를 공개했다. 연초에는 자신이 인지 테스트를 받았는데 최고의 성적이었다고 지지자들에게 자랑했다.

전문가들의 우려를 방증하듯 최근 몇 달 동안 트럼프는 튀르키예와 헝가리의 지도자를 헷갈렸고, 세계가 제3차 세계대전이 아닌 제2차 세계대전으로 향하고 있다고 경고했으며, 이민 문제를 이야기하다가 난데없이 ‘양들의 침묵’ 영화 소재였던 연쇄살인범 한니발 렉터를 “훌륭한 사람”이라고 칭송했다.

하지만 포스터 강사는 이번 선거의 문제는 어쩌면 나이가 아닐 것이라고 보았다. 그는 “우리가 스스로에게 물어봐야 할 가장 큰 질문은 누가 트럼프가 더 젊고 활력이 넘친다는 이유로 투표하느냐는 것”이라고 말했다. 표 차이가 수만표에 불과한 정치 양극화가 심각한 나라에 걸맞게 자신이 어느 진영에 있느냐로 투표하지 나이를 보고 투표하지는 않는다는 의미다.

포스터는 “경제, 낙태, 이민과 같은 문제에 대한 토론이 더 많은 의미를 가질 것이며 후보자의 나이가 결정적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