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 억만장자들/로라 신 지음·박세연 옮김/568쪽·3만2000원·위즈덤하우스
“이더리움의 여정에서 가장 크게 후회되는 건 8명의 공동 창시자를 너무 성급하게 선택했고, 모두가 떠나가도록 내버려둔 일이다.”
암호화폐 이더리움의 창시자 비탈리크 부테린이 X(옛 트위터)에 올린 글이다. 비트코인을 대체할 수 있는 암호화폐로 꼽히는 이더리움은 2014년 부테린을 비롯한 8명이 만들었다. 이들은 누구도 절대 복제할 수 없는 전자화폐를 수수료 없이 지구상 어디에든 보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의기투합했다.
그러나 이들은 이내 갈등에 빠진다. 부테린을 비롯한 개발자들이 이더리움을 비영리로 운영할 것을 주장한 반면에 찰스 호스킨슨 등은 투자를 받아 영리로 운영해야 한다고 맞선 것. 이런 경영철학의 차이는 결국 부테린을 제외한 나머지 동료들의 이탈로 귀결되고 만다. 영화 ‘페이스북’에서 펼쳐진 컴퓨터 천재들의 우정과 배신의 드라마를 보는 듯하다.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