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 상하원 의원들과 비공개 회동 생일케이크 촛불 켜고 재선 기원 ‘밀워키는 끔찍한 도시’ 비하 논란 “재선땐 소득세 폐지, 관세로 충당”
워싱턴서 ‘47대 대통령 응원’ 생일 케이크 받은 트럼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오른쪽)의 2020년 대선 패배에 대한 반발로 발생한 2021년 ‘1·6 의사당 난입’ 사태 3년 반 만인 13일(현지 시간) 트럼프 전 대통령이 수도 워싱턴 의사당 구역을 공개 방문했다. 공화당 상원의원들은 14일 78세 생일을 맞는 그를 위해 의사당 인근 당 건물에서 케이크를 준비했다. 초 ‘45’와 ‘47’은 45대 대통령이었던 트럼프가 11월 대선에서 승리해 47대 대통령이 되길 바란다는 의미다. 사진 출처 X
“생일 축하합니다! 박수!”
13일(현지 시간) 미국 수도 워싱턴 의사당에서 한 블록 떨어진 ‘캐피톨 힐 클럽’. 공화당 소속 연방 하원의원들이 78세 생일을 하루 앞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향해 다 같이 축하 노래를 불렀다. 로저 윌리엄스 의원은 전날 민주당 의원들과의 야구 경기를 31―11로 승리로 이끈 야구공과 방망이를 선물로 건넸다. 윌리엄스 의원은 “공화당 의원들이 트럼프에게 승리를 안겨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같은 날 자리를 옮겨 공화당 소속 연방 상원의원들과 또 한 차례 생일 파티를 했다. 상·하원 주요 인사들이 대거 출동한 이날의 ‘워싱턴 컴백’ 행사는 공화당 대선 후보로서 트럼프의 당 장악력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강성 지지자들이 2020년 대선 결과에 불복해 저지른 2021년 ‘1·6 의사당 난입’ 사태로 그와 거리를 두던 인사들이 3년 만에 아첨하는 듯한 모양새를 보였기 때문이다.
● 트럼프, 3년 반 만의 워싱턴 ‘금의환향’
박수받는 트럼프 ‘1·6 의사당 난입’ 사태 발생 3년 반 만인 13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을 공개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의사당 인근 전미공화당상원위원회 본부에서 공화당 상원의원들에게 둘러싸여 박수를 받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공화당이 엄청나게 단결했다”고 연설했다. 사진 출처 X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들에게 ‘성추문 입막음’ 형사재판에서 받은 유죄 평결에 대해 비판했고, 당내 강경파인 맷 게이츠 의원은 “하원은 사법당국에 지갑의 힘을 보여주겠다”고 충성 맹세를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각종 혐의를 들춰내는 사법당국에 대해 예산을 삭감하겠다는 얘기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인 미치 매코널의 3년 반 만의 재회도 주목받았다. 매코널 원내대표는 1·6 사태에 트럼프 전 대통령의 책임이 있다며 비판해온 대표적 인물이다. 하지만 이날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화당이 엄청나게 단결했다”며 연설을 마치자 그는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고, 악수를 하고 ‘주먹 인사’를 나눴다.
● 美 거물 CEO 줄줄이 ‘트럼프 열공’
공화당 상·하원 의원 회동 사이 워싱턴에서 이뤄진 미 재계 단체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 주최 행사에 미 주요 경영진 80여 명이 줄을 서는 모습도 연출됐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CEO, 제인 프레이저 씨티그룹 CEO, 브라이언 모이니핸 뱅크오브아메리카(BoA) CEO 등도 참석했다.
CNBC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백악관에 복귀하면 소득세를 포함한 세금을 인하하고 첫 임기 동안 시행했던 경제 정책을 그대로 가져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의원들과의 회동에서도 수입품에 대한 ‘전방위 관세 부과(all tariff policy)’를 통해 미국이 소득세를 없앨 수 있을 것이라는 구상을 내놨다고 CNBC는 전했다. 소득세를 폐지해 물가 인상에 대응하고, 부족한 세수는 수입품 관세 인상을 통해 충당하겠다는 구상으로 보인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