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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마스 우군 후티반군 공세↑…“美, 2차 대전 후 가장 치열한 해전 치러”

입력 | 2024-06-15 11:25:00

ⓒ뉴시스



가자지구에서 벌어진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으로 인해 미국이 주도한 후티 반군 소탕작전은 미 해군에게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치열한 해전으로 변했다고 AP통신이 14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미 해군은 예전에 돌격용 자동소총과 픽업트럭을 무기고로 삼아 드론, 미사일, 기타 무기를 무한 공급하는 집단에 맞서 국제 수로를 개방하는 임무를 맡고 있다. 지난해 11월 이후 거의 매일 후티 반군의 공격으로 50척 이상의 선박이 표적이 되고 있어, 수에즈 운하와 지중해로 이어지는 세계적으로 중요한 수로 중 하나인 홍해를 통한 운송량도 감소했다.

후티 반군은 이러한 상선 공격에 대해 가자지구 전쟁을 중단하고 팔레스타인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AP는 모든 징후는 전쟁이 격화되고 미 해군과 동맹국, 상선이 더 큰 위험에 처하게 될 것임을 시사한다고 짚었다.

홍해에 파견된 미 해군 구축함 ‘라분’호의 에릭 블롬버그 함장은 AP에 “나는 사람들이 우리가 하는 일이 얼마나 치명적인지, 그리고 선박이 얼마나 계속해서 위협을 받고 있는지를 정말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구축함은 반복적인 발사로 인해 미사일 발사대 주변의 페인트가 불에 타버질 정도이며, 라분호의 해군 대원들은 때로는 몇 초 만에 후티의 발사 지점을 확인하고, 다른 함선들과 협의를 하고, 음속 가까이 또는 음속을 넘어 날아오는 미사일 공격에 대응조치를 취해야 한다.

라분호는 지난 1월9일 한 차례의 발포만으로 미 해군 항공모함 USS 드와이트 D. 아이젠하워호의 F/A-18 전투기와 함께 후티가 발사한 18대의 드론과 2대의 대함 순항미사일, 탄도미사일을 격추했다.

홍해에서 유도 미사일 구축함을 감독하는 데이비드 로 준장은 “우리의 군함 중 일부는 7개월 이상 이곳에 매일 머물렀다”고 말했다.

이슬람 금식월인 라마단 기간을 제외하고 거의 매일 후티는 홍해와 아덴만, 그리고 아프리카와 아라비아 반도를 가르는 바브 엘 만데브 해협에서 미사일, 드론 또는 다른 종류의 공격을 개시한다.

미 해군은 1980년대 페르시아만에서 발생한 이란과 이라크의 ‘유조선전쟁’에서 페르시아만을 오가는 유조선에 호송작전을 펼친 적은 있지만, 당시에는 주로 선박을 지뢰 공격으로부터 보호하는 일이 주임무였다. 반면 지금의 후티 반군 공격에는 상업용 선박과 군함에 대한 직접적인 공격이 포함된다.

전직 미 해군이자 허드슨연구소의 선임연구원인 브라이언 클라크는 ”이것은 제2차 세계 대전 이후 미 해군이 보았던 가장 지속적인 전투로 의심할 여지가 없다“며 ”우리는 후티가 미국이 매번 막을 수 없는 종류의 공격을 감행할 수 있기 직전에 있다. 그리고 나서 우리는 상당한 피해를 보기 시작할 것이다. 만약 더 악화되도록 내버려둔다면 후티는 훨씬 더 능력있고 유능하며 경험이 풍부한 군대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란은 후티 반군에 대한 무기 이전을 금지한 유엔 제재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후티 반군에 무장지원을 하고 있다. 유엔 주재 이란 사절단은 AP에 이란이 ”후티 반군을 강화할 뿐만 아니라 관련 결의안 준수를 보장하는 방식으로 미국의 전략을 방해하는 데 능숙하다“고 말했다.

장교들은 해군이 왜 후티 반군에 대해 더 강력한 공격을 가하지 않는지 의문을 품고 있으며, 일부 해군들은 불만을 갖고 있음을 인정하고 있다고 AP가 전했다.

백악관은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협상과 같은 수준에서 후티에 대한 공습을 논의하지 않았다.

여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다고 AP가 지적했다. 미국은 특히 이란이 이스라엘에 대규모 드론과 미사일 공격을 감행하고 이제 그 어느 때보다 무기급 수준에 가까운 우라늄 농축을 시작한 이후 이란과의 긴장을 완화하기 위해 간접적으로 노력해 왔다.

후티 반군은 사우디 주도의 연합군과 싸워 민간인을 포함한 15만명 이상을 사망하게 하고 세계 최악의 인도주의적 재난 중 하나를 일으킨 광범위한 전쟁을 교착 상태에 빠트린 바 있다.

미국이 후티 반군과 직접 싸우는 것은 시아파 단체의 지도자들이 원하는 것일 가능성이 높다고 AP가 전했다. 그들의 모토는 오랫동안 ‘미국과 이스라엘에 죽음을’, ‘유대인들을 저주하라’, ‘이슬람에 승리를’ 등이었기 때문에 미국과 싸우고 공개적으로 팔레스타인 편에 서게 되면 중동 지역에서는 후티 반군을 지지할 수도 있다.

미국이 유럽 동맹국들과 홍해 등 세계적으로 중요한 수로를 순찰하는 동안 사우디아라비아는 후티 반군과의 평화 협정을 모색하며 침묵을 지켰다. 보도에 따르면 일부 중동 국가들은 미국에 자국 영토에서 후티 반군에 대한 공격을 시작하지 말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후티 반군의 공격으로 인해 이 지역을 통과하는 해상 운송은 계속해서 침체되고 있다. 수에즈 운하를 통해 이집트가 얻는 수익은 후티의 공격이 시작된 이후 절반으로 줄었다. AP기자들이 라분호에 승선해있는 동안 예전에 한때 혼잡했던 홍해를 지나간 상선은 한 척에 불과했다. 블롬버그 라분호 함장은 ”거의 유령 도시에 가깝다“고 묘사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