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공직선거법 위반 공판에 출석하며 입장발표를 하고 있다. 2024.6.14/뉴스1
‘쌍방울 불법 대북 송금’ 사건으로 기소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언론을 향해 “검찰의 애완견”이라고 발언한 것을 두고 16일 정치권의 공방이 거세지고 있다. 국민의힘이 “언론을 길들여 감옥행을 피하려는 전형적인 범죄자의 모습”이라고 이 대표를 비판하자 민주당 초선 의원들이 “검찰 주장을 받아쓰는 행태를 애완견이라 부르지 감시견(워치독·Watchdog)이라 부르냐”고 두둔하면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국민의힘에선 당권 주자를 중심으로 “독재자 예행연습” “조폭 같은 막말” 등 강한 비판이 나왔다. 나경원 의원은 전날(15일) “중대 범죄의 실체를 국민에게 전하는 언론을 애완견으로 매도한 이 대표는 정파와 이념을 넘어, 기본 수준을 의심케 한다”고 비판했다. 안철수 의원은 “귀를 의심케 하는 희대의 망언”이라며 “국민에 대한 모욕”이라고 했다. 유승민 전 의원은 “저런 사람이 대통령이 되면 나라가 망하겠구나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고 했다.
민주당에선 초선 의원을 중심으로 이 대표 옹호 의견이 나왔다. YTN 노조위원장 출신인 노종면 원내대변인은 이날 “애완견은 감시견 반대편 언론일 뿐, 애완견이라 했다고 언론 비하, 망언 따위 반응이 나올 일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언론시민단체 출신인 양문석 의원은 “(이 대표가) 보통명사가 된 ‘기××’라고 하지 왜 그렇게 격조 높게 ‘애완견’이라고 해서 비난을 받는지 모르겠다”고 적었다.
앞서 이 대표는 14일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관련 재판에 출석하며 “(언론은) 마치 검찰의 애완견처럼 (검찰에게 엉터리) 정보를 받아서 열심히 왜곡 조작하고 있다”며 검찰과 언론을 싸잡아 비난했었다.
안규영 기자 kyu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