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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는 날 가리지 않고 시민 구한 소방관

입력 | 2024-06-17 03:00:00

윤장군 전남 진도소방서 소방사
4년간 네 차례 비번 일 구조 활동





1년에 한 차례씩 4년간 비번 날에 구조 활동을 펼친 소방관이 있어 눈길을 끈다.

윤장군 전남 진도소방서 소방사(30·사진)는 2021년 5월 소방관으로 임용된 이후 쉬는 날 4차례 구조 활동을 펼쳤다.

윤 소방사는 11일 오후 11시경 전남 신안군 천사대교를 승용차를 몰고 통과하던 중 난간에 서 있는 40대 남성을 봤다. 그는 난간 밑에 옷가지, 신발 등이 놓여 있는 것을 보고 자살 시도자라고 직감했다. 승용차를 멈춰 세우고 조용히 남성 뒤로 접근해 껴안았다. 그는 남성이 “그냥 가라”고 말했지만 “뛰어내릴 것 아니냐”며 10분 동안 온몸으로 막았다. 이후 출동한 경찰차에 남성이 안전하게 탑승할 때까지 지켰다.

윤 소방사는 지난해 12월 19일 퇴근길에 전남 영암군 삼호대교에서 물탱크 차량이 승합차를 추돌한 사고 현장을 목격했다. 승합차 운전자는 찌그러진 차량에서 탈출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는 승합차 유리창을 깨고 운전자를 구했다.

윤 소방사는 2022년 11월 30일 비번 날 전남 목포시 옥암동에서 길을 걷다가 한 식당에서 불이 난 것을 보고 인근 가게에서 소화기를 가져와 조기 진화했다. 또 2021년 6월 1일 비번 날 전남 강진군 성전면 한 도로를 운행하던 1t 화물차 적재함에서 불이 난 것을 보고 자신의 차량용 소화기로 불을 껐다.

윤 소방사는 다양한 구조 활동을 펼쳐 동네 보안관이라는 애칭을 얻었다. 초등학생 때 동생 한길 씨(29)와 함께 철인 3종 경기 선수로 활동했다. 현재는 한길 씨도 소방관으로 근무해 형제 소방관의 길을 걷고 있다. 윤 소방사는 “비번 날 각종 사고를 많이 목격했고 소방관으로서 당연히 생명을 구했다”고 말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