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그린수소 글로벌 포럼’ 개최 풍력에너지 활용 수소 생성 화석 연료 50% 전환 목표 유럽-아시아 등 10개국 참석… “수소 생태계 글로벌 협력 강화”
제주도는 지난해 9월 4일 전국 최초로 그린수소 버스 시범 운영에 나섰다. 오영훈 제주도지사가 수소 버스에 그린수소를 주입하는 모습. 제주도 제공
제주는 섬이라는 특성으로 인해 늘 에너지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 발전소를 돌릴 석탄과 석유 등 화석연료를 오로지 바닷길로만 수급해야 하기 때문이다. 해상 운송은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는 탓에 안정적인 연료 수급이 어렵다. 그러나 제주는 전국 인구의 1% 수준인 지역이라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도 기대할 수 없었다. 오죽하면 1960년대까지도 전기는커녕 쇠똥이나 말똥을 태워 취사와 난방을 해결한 곳이 있을 정도였다.
● 섬 특성이 되레 장점으로
공교롭게도 제주가 ‘에너지 자립’을 꿈꾸게 된 계기 역시 이러한 지리적 여건 덕택이었다. 1970년대 원유가격 급등으로 전 세계가 경제적 타격을 입은 ‘석유 파동’ 당시 정부에서 대체에너지로 풍력발전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이다.
결국 1975년 2월 27일 조천읍 교래리 제동목장에 3kW급 풍력발전기 1기가 설치되면서 제주의 ‘재생에너지 역사’가 시작됐다.
이후 △1981년 ‘한독 태양-풍력 복합발전 시스템 개발시범도(道)’ 지정 △1984년 태양-풍력 복합발전 시험장 준공 △1995년 신재생에너지 연구단지 출범 등 제주는 이제 풍력,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정책을 선도하는 지역으로 거듭났다. 40여 년에 걸친 노력은 수치로 나타난다. 2022년 기준 제주 전력 수요의 19.2%가 풍력 및 태양광 재생에너지를 통해 공급되고 있다.
● 그린수소로 ‘화룡점정’
수소는 생산 방식에 따라 그린, 그레이, 브라운, 블루 등 4가지로 구분된다. 이 가운데 그린수소는 풍력과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에서 나온 전력으로 물을 전기 분해해 생산한 수소다. 생산 과정에서 이산화탄소 배출이 없어 궁극의 ‘친환경 수소’로 불린다. 나머지 그레이수소와 브라운수소, 블루수소는 가스나 석유, 석탄 등 화석연료를 태워 나온 전력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제주도는 앞으로 12.5MW, 30MW 그린수소 생산시설을 추가로 만들어 도내 전력 공급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화력발전소 연료원을 그린수소와 액화천연가스(LNG) 혼합물(혼소)로 전환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2030년까지 공공 분야 수소 버스 300대와 수소 청소차 200대를 운용할 예정이다.
● 그린수소 글로벌 허브로
제주도는 17일부터 19일까지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지속가능한 청정수소, 혁신으로 나아가는 글로벌 동행’을 주제로 산업통상자원부와 함께 ‘2024 그린수소 글로벌 포럼’을 개최한다.
포럼 첫째 날 주요 세션으로는 주한 대사와 부대사들이 한자리에 모여 탄소중립을 위한 의견을 공유하고 협력을 강화하는 ‘글로벌 라운드테이블’이 진행된다.
둘째 날인 18일에는 분산 에너지 추진 전략에 대한 글로벌 전문가 논의에 이어 지자체 간 연대를 모색하는 세션을 진행한다. 재생에너지 변동성 대응과 에너지 전환에 초점을 맞춘 V2G(Vehicle To Grid·충전식 친환경차를 전력망과 연결해 주차 중 남은 전력을 이용하는 개념) 스마트 분산 자원 구축 전략과 재생에너지 섹터커플링(재생에너지로 생산하고 남은 전기를 다른 에너지로 전환해 저장 및 활용) 전환 시나리오 세션을 통해 재생에너지 유연성 자원 확대 방안이 논의될 예정이다.
이 밖에도 행사장 실내에서는 제주 그린수소 생태계 및 기업 홍보관 등을 운영하며, 야외에는 실물 위주의 수소 모빌리티(버스, 청소차 등), 수소 드론, 이동형 수소충전소, 수소 지게차 등을 전시한다.
양제윤 제주도 혁신산업국장은 “포럼을 통해 그린수소 생태계 모델 구축을 위한 글로벌 협력을 강화하고, 대한민국을 선도하는 에너지 대전환 모델을 만들겠다”고 했다.
송은범 기자 seb11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