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GHz, 기술적 한계에 거액투자비 대기업들 주파수 경매 나서지 않아 부실한 사업자 진입 의도적 묵인도 “대금 분납등 제도개선 논의할 것”
2월 7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로 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서상원 스테이지엑스 대표가 28GHz 주파수를 활용한 통신사업 전략을 소개하고 있다. 뉴스1
통신 시장에 경쟁을 가속시켜 가계 통신비를 인하하겠다는 정부의 제4이동통신 선정 작업이 또다시 좌초됐다. 정부가 제대로 된 검증 없이 무리하게 정책을 밀어붙인 ‘예견된 실패’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동시에 제4이동통신에 할당하기로 한 28GHz(기가헤르츠) 주파수 자체가 가진 한계를 뛰어넘지 못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16일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에 따르면 정책 실패의 근본 원인이 28GHz 주파수의 사업성이 떨어지는 데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정부는 이번 주파수 경매 때 물밑으로 대기업을 중심으로 참여 독려를 했으나 사업성 문제 때문에 섣불리 나서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제4이동통신 정책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국내 통신시장은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3개 기간통신사업자에 더해 알뜰폰 사업자들이 약 1000만 가입자를 형성하고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 이미 30∼50% 저렴한 요금제라는 선택권이 존재한다. 현재 통신시장이 과포화 상태로 신규 가입자 확보는 불가능하고 사업자 간 가입자 뺏기 전쟁이 치열한 상황이었음에도 정부는 제대로 된 진단 없이 제4이통사 출범을 추진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안정상 중앙대 겸임교수(전 민주당 정보통신·방송미디어 수석전문위원)는 “28GHz 대역은 다른 주파수 대역보다 많은 투자비가 필요함에도 과기정통부는 재정 능력 문제에 대해 매우 소홀했고 사전 검증도 없었다”며 “재정 능력이 부실한 사업자가 진입하는 것을 의도적으로 묵인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남혜정 기자 namduck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