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서울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2024.1.22 뉴스1
● 상속-종부세, 중산층 부담 확 줄인다
16일 대통령실 등에 따르면 정부와 여당은 현행 상속세의 과세표준 구간과 공제액 상향, 세율 인하 등을 포함하는 상속세 완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날 성태윤 대통령정책실장은 “(상속세) 명목 세율, 과세 체계, 공제 한도 등을 일단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수준까지는 변화시켜서 상속세에 따른 과도한 경제적인 부담은 줄여야 될 것 같다”고 밝혔다.
반면, 상속세 최고 세율을 30% 수준으로 낮추는 방안은 중산층보다는 고액 자산가나 기업인을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국내의 상속세는 명목상 최고 세율이 50%에 이르고 기업 최대주주가 주식을 상속할 경우 주식 평가액의 20%를 할증해 60%의 최고 세율이 적용됐는데 이를 낮춰주겠다는 것이다. 정부 관계자는 “높은 최고세율이 가업 승계 등에 걸림돌이 되면서 경제 활력을 떨어뜨린다는 지적이 계속 제기돼 왔다”고 말했다.
정부는 종부세에 대해서는 고가 주택을 여러 채 보유한 소수의 다주택자에 대한 세금으로 크게 축소하거나 아예 폐지한 다음 재산세로 통합하는 방안 등을 검토할 방침이다. 주택분 종부세 납세 인원은 2010년만 해도 20만 명이었지만 2022년에는 120만 명에 달할 정도로 크게 늘어났다. 이후 현 정부의 종부세 부담 완화로 지난해에는 40만 명 선까지 떨어졌지만 여전히 2018년보다는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정부는 초고가 주택 보유자를 제외한 중산층의 경우 종부세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들여다보고 있다.
● 민주, ‘중산층 세 부담 완화’에는 호응할 듯
민주당은 9월 정기국회 시점에 맞춰 정부가 세제 개편안을 제출한다면 상속세와 증여세 등 개별 세제 개편 논의를 본격적으로 시작해보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지도부 관계자는 “현재 일부 세제가 부동산 가격이나 중산층 기준 등 현실과 맞지 않는 측면이 있어 일부 조정하거나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종부세 개편과 관련해서도 중산층 세금 부담 완화 측면에서 신중하게 살펴볼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1가구 1주택자 종부세 완화’ 등을 이슈로 던진 바 있지만 대통령실이 종부세 폐지 카드를 들고나오자 언급 자체를 자제하는 분위기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비롯한 친명 지도부 사이에서는 1가구 1주택 실소유자에 대한 종부세 부담 완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에 공감대를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민주당 지도부 관계자는 “민주당이 대통령실 주장에 호응할 경우 당의 전통적인 지지 기반이 흔들리는 상황이 올 수 있다”고 말했다.
세종=김도형기자 dod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