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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꾼 트럼프” vs “좀비 바이든”… 미국인 25% “둘 다 싫어”

입력 | 2024-06-17 03:00:00

바이든 행사에 할리우드 배우들
트럼프 측엔 월가 거물들 몰려… “역대급 ‘더블 헤이터’ 대선 될 전망”
TV토론 규칙 확정… 사전 메모 금지
펜과 빈종이 1장, 물 1병만 소지 가능





미국 대선 후보의 첫 TV토론을 2주 정도 앞둔 상황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각자 대규모 후원행사와 생일파티를 열며 지지 기반 다지기에 나서고 있다. 바이든 캠프 후원행사에는 초호화 할리우드 배우들이 대거 참석했으며, 트럼프 전 대통령은 금융·기업계 거물들이 지원을 약속하며 세를 과시했다.

27일로 예정된 TV토론의 세부 규칙이 공개된 가운데, 두 후보는 서로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지만 둘 다 ‘고령 논란’을 재점화시켰단 지적도 나온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생일 파티가 78세란 나이를 더 부각시켰고, 바이든 대통령은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 때 엉거주춤한 모습으로 구설에 올랐다. 이런 와중에 미국인 4명 중 1명은 두 후보 모두 비호감이란 조사 결과가 발표돼 역대급 ‘더블 헤이터(double hater)’ 대선이 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 바이든 “사기꾼” vs 트럼프 “뇌사상태 좀비”

후원행사 연 바이든 배우 조지 클루니,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배우 줄리아 로버츠, 버락 오바마 전 미 대통령(왼쪽부터)이 15일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후원 행사에서 사진을 찍고 있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역대 민주당 대선 행사 최다인 2800만 달러(약 388억 원)의 후원금을 모았다. 사진 출처 로버츠 인스타그램

미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이 15일 로스앤젤레스(LA)에서 연 대규모 후원 행사에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배우 조지 클루니, 줄리아 로버츠, 사회자 지미 키멀 등이 참석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행사에서 “(트럼프는) 우리가 이룬 모든 것을 없앨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날 행사에서 바이든 캠프는 2800만 달러(약 388억 원)란 거액을 모금했다.

교회 찾은 트럼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왼쪽)이 15일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의 흑인 교회 행사에 참석해 흑인 유권자의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11월 대선 경쟁자인 조 바이든 대통령의 관용적인 불법 이민 정책으로 흑인 등 소수계 일자리가 위협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디트로이트=AP 뉴시스

트럼프 전 대통령은 14일 플로리다 웨스트팜비치의 한 컨벤션센터에서 팬클럽인 ‘클럽 47’이 주최한 생일파티에 참석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보다 3세 많은 바이든 대통령을 향해 “연임하기엔 너무 노쇠하다”며 “모든 대통령은 적성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대선 자금에서 열세로 알려진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희소식도 전해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회장과 브라이언 모이니핸 뱅크오브아메리카 최고경영자(CEO), 제인 프레이저 씨티은행 CEO 등이 트럼프에게 몰려들고 있다”고 전했다.

두 후보 모두 소기의 성과를 거두고 있지만, 이번 행사들이 고령 논란이 다시 불거지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미 CNBC방송은 14일 파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만난 CEO들이 “자기가 무슨 말을 하는지도 모르는 것 같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13일 G7 정상회의 당시 스카이다이빙 시범행사에서 혼자 다른 방향으로 가다가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가 안내해 되돌아오는 영상이 공개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바이든은 뇌사상태 좀비처럼 돌아다닌다”고 비난했다.

바이든 대통령 측도 소셜미디어를 통해 트럼프 전 대통령의 78가지 ‘업적’을 공개했다. ‘성추문 입막음’ 사건 유죄 평결과, 의사당 폭동 조장 등을 나열하며 “도널드, 생일 축하해. 당신은 사기꾼, 실패자, 협잡꾼, 그리고 민주주의, 경제, 권리, 미래에 대한 위협”이라고 했다.

● “미국인 넷 중 하나는 둘 다 싫어해”

27일로 예정된 첫 TV 토론회의 세부 규칙도 공개됐다. 단상 배치는 동전 던지기로 결정되며, 90분 토론 사이에 두 차례 중간 광고를 넣기로 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요구대로 한 후보가 발언하는 동안 다른 후보의 마이크는 꺼지며, 토론은 청중 없이 진행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요구도 반영됐다. 두 후보는 준비한 메모 없이 펜과 빈 종이 1장, 물 1병만 가져갈 수 있다.

로이터통신은 “바이든 대통령은 2022년 로 대 웨이드 판결 뒤집기와 관련해 낙태 문제를 집중 제기할 예정이며, 트럼프 전 대통령은 불법이민과 인플레이션 등을 거론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미 퓨리서치센터가 14일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인 4명 중 1명꼴로 두 후보 모두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답했다. 퓨리서치센터는 “최소 30년 만에 미국인들이 가장 싫어하는 양당 후보 구도”라고 설명했다.



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김윤진 기자 kyj@donga.com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