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2년 임기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할 결심을 굳히고 이번 주중 공식 선언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당대회는 7월 23, 24일쯤 치러질 전망이고, 이달 23일쯤부터 후보 등록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비대위는 지난주에는 ‘당원투표 80%, 여론조사 20%’로 선출 규칙을 고쳤다.
한 전 위원장은 최근 몇몇 당 대표 선호도 여론조사에서 우위를 보이고 있지만 몇 가지 짚고 넘어갈 게 있다. 먼저, 국민의힘의 참패로 귀결된 4·10총선을 지휘했던 책임자로서 뒤늦었지만 평가를 내놓아야 한다. 선거 이튿날 “모든 책임은 내게 있다”며 사퇴한 지 몇 달 만에 같은 자리로 돌아오려면 합당한 이유가 제시돼야 한다. 국민의힘이 총선 때 무엇을 잘했고 잘못했는지를 평가하는 과정이 있어야 당원과 국민은 그의 복귀가 타당한지를 판단할 수 있다.
검사나 장관이 아닌 정치인 한동훈은 어떤 정치를 하겠다는 건지, 정책에선 어떻게 적용할 것인지도 구체적으로 밝혀야 한다. 한 전 위원장은 총선 때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 등 일부 구상을 내놓긴 했지만 586 운동권 청산 등 누군가를 단죄하는 것에 집중하면서 미래 비전은 보여주지 못했다.
이 밖에도 용산 대통령실과의 관계 설정도 질문받게 될 것이다. 그는 총선 한복판에서 대통령에게서 사퇴 요구를 받을 만큼 김건희 여사 사안 등을 놓고 용산과 갈등을 빚기도 했지만 결국 어정쩡하게 봉합된 바 있다. 집권당을 용산의 방패막이 역할에 머물게 할지, 필요할 때 할 말을 하는 집권당으로 만들지에 대한 설명도 나와야 한다. 정치는 시작할 때도 그렇지만 복귀할 때 명확하게 설명하는 것이 도리다. 정치인의 재등판은 전에도 있었다는 식의 판에 박힌 말로는 쓰러진 보수 정치를 일으켜 세우기엔 부족하다. 위기의 크기에 걸맞은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