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이 서북도서 지역에서 해안포 도발을 감행한 5일 오후 인천 옹진군 연평도에서 국군 K-9 자주포가 해상사격훈련을 하고 있다. (국방부 제공) 2024.1.5.뉴스1
우리 육군의 다연장 로켓(MLRS) K-239 ‘천무’와 해병대의 K9 자주포 등 실사격 훈련 일정이 잇달아 연기됐다. 대북 대비태세 유지가 필요하다는 등의 이유에서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북한을 방문하는 가운데 한러관계를 고려해 그의 방북 전후 우리 군의 실사격 훈련이 무력시위로 비칠 가능성을 피하는 등 러시아 측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일각에서 제기된다.
17일 군 당국에 따르면 당초 육군은 지난 13일 충남 보령에 위치한 웅천사격장에서 천무 고폭유도탄 실사격 훈련을 진행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북한의 대남 오물풍선 살포, 군사분계선(MDL) 침범, 우리 군의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 등으로 MDL 인근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전방에 있는 천무를 후방으로 이동시키는 게 부담이 됐다는 후문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대비태세 유지가 더 중요해서 상황을 봐서 가급적 이달 안이나 다음 달 초에 실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연장 로켓 ‘천무’ 실사격 모습. 2017.11.6.뉴스1
다만 구체적인 훈련 시점이 사전에 공개돼 북한이 대응할 시간을 만들어줬고, 훈련을 하기에 최적화된 기상은 아닐 것으로 예상돼 훈련 연기가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국제사회에서 고립될 위기에 놓인 푸틴 대통령은 지난 6일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직접 공급하지 않은 한국에 대단히 고맙다”라며 한국과의 관계를 회복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되는 언급을 내놨다.
미국 해군의 원자력 추진 항공모함이 부산항 등 한반도에 입항하고 한미일 3국 연합 해상훈련을 진행하는 것도 푸틴 대통령의 방북이 끝난 뒤인 이번 주 중후반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푸틴 대통령이 북한 방문을 마친 뒤 남북은 다시 군사적 갈등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
지난 16일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미국이 개최한 ‘용감한 방패(Valiant Shield 22)’ 훈련에 일본 자위대가 처음으로 참가한 것에 대해 “무모한 군사적 공모 결탁은 도발자들의 파멸을 재촉할 것”이라고 비난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