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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변 먹어봐” 90대 환자 조롱·학대한 간병인, 벌금 100만원…왜?

입력 | 2024-06-17 14:35:00


동아일보DB

자신이 돌보는 환자에게 “소변을 한번 먹어보라”고 조롱한 80대 간병인이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북부지법 형사14단독(부장판사 박민)은 노인복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 씨(83·남성)에게 지난 4일 벌금 100만 원을 선고했다.

A 씨는 지난해 5월 13일 오전 7시경 경기도 의정부시에 있는 한 병원에서 자신이 맡은 환자 B 씨(91세·여)가 콧줄(비위관)을 제거하려 하자, 주먹으로 B 씨의 이마를 때린 혐의를 받는다.

재판부는 “이마 부위를 가격하는 행위는 정당한 간병 업무의 범위를 넘어섰다”며 “신체에 위법한 유형력의 행사로서 폭행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이어 “간호사 C 씨가 A 씨를 모해하기 위해 불리한 허위진술을 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는 점에서 신빙성이 인정된다”며 “간병인 A 씨가 피해자 B 씨에게 정서적 학대를 했음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A 씨는 같은 날 오전 10시경 소변이 마렵다는 B 씨에게 소변통을 가리키며 “그럼 소변 한번 받아먹어 봐, 옛날에는 소변도 다 받아먹었어”라고 웃으며 말하는 등 ‘정서적 학대에 의한 노인복지법’을 위반한 혐의도 받는다.

현장을 목격한 간호사 C 씨는 “A 씨가 주먹으로 피해자의 이마 부위를 2회 때리는 장면을 목격했다”고 재판 과정에서 진술했다.

A 씨는 법정에서 “콧줄을 임의로 제거하는 것을 막기 위해 이마를 눌렀을 뿐이고 폭행한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최재호 동아닷컴 기자 cjh12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