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
올 하반기(7∼12월) 국내 증시에서 주목해야 할 테마는 ‘인공지능(AI)’, ‘정책 모멘텀’, ‘턴어라운드’ 그리고 ‘금리 인하 사이클의 시작’ 등 네 가지다. 높은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하 시점 지연으로 인해 섹터별로 차별화된 주가 흐름이 예상되는 가운데 주요 테마 위주의 투자 전략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상반기(1∼6월)까지 반도체 업황 반등과 정부의 밸류업 기대감으로 전반적인 강세장이 유지됐다. 하지만 올 2분기(4∼6월) 들어 미국의 금리 인하 시기가 다소 지연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금리 상승과 원화 약세로 인해 조정 국면이 있었다. 금리 인하 시점 지연 등의 이슈는 하반기까지 이어지면서 글로벌 경기 상승 속도가 둔화할 것으로 판단된다.
투자자들은 주요 네 가지 테마별 투자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첫 번째 테마는 글로벌 증시 상승을 이끌고 있는 AI다. 2022년 말 생성형 AI인 챗GPT의 출시로 시작된 AI 투자 붐은 올해 하반기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생성형 AI는 인간의 고유 영역으로만 여겨지던 ‘창작’의 영역까지 확장하면서 수준 높은 콘텐츠를 생성하고 있다. 생성형 AI는 텍스트, 이미지, 오디오, 비디오 등의 다양한 입력 데이터를 학습하면서 멀티모달(시각, 청각 등 다양한 방식을 통한 정보 교환)로 거듭나고 있다. 이러한 생성형 AI의 발전은 반도체 산업에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면서 과거와 다른 사이클을 보이고 있다. 클라우드와 서버용 반도체 수요가 증가하고 있으며, 앞으로는 온디바이스 AI가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한다.
세 번째로 주목하는 테마는 증시 상승장의 영원한 단골 손님인 ‘업황 및 기업 실적 턴어라운드’다. 2022년 상반기 말 이후 주식시장에서 소외됐던 화학과 음식료 업종이 올해 하반기부터는 턴어라운드 섹터에 들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올 하반기의 마지막 테마는 금리 인하 사이클의 시작이다. 전 세계적인 높은 물가와 금리 인하 지연으로 인해 성장 산업의 가치는 지난해부터 크게 줄었다. 국내 대표적인 성장 산업은 반도체, 이차전지, 제약·바이오, 그리고 인터넷 등이다. 이 가운데 제약·바이오를 주목해서 살펴볼 것을 추천한다.
올해 테마별로 집중해야 하는 주요 10개 종목을 제시한다. AI 관련 테마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삼성전기 등이 있다. 정부 정책 수혜주로는 KB금융, 삼성생명, 현대차 등을 꼽을 수 있다. 턴어라운드 테마에서는 한화솔루션과 CJ제일제당을, 마지막 금리 인하 사이클 관련해서는 네이버와 유한양행 등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