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세에 도움되는 상속-증여세 재산 크지 않아도 이해와 대비 필요 증여세, 적정 이자와 차이로 과세 결정 토지-해외주식 양도세에도 고려해야
Q. A 씨는 집을 사려는 아들에게 부족한 취득 자금을 빌려주려고 한다. 대여금을 증여로 과세받지 않기 위해서는 실제로 돈을 빌려줬고 아들이 이를 갚을 것이라는 사실을 입증해야 한다는데, 차용증을 쓰고 매월 원금과 이자가 지급된 금융거래 내역만 남기면 연 1.0%의 낮은 이자율로 대여를 해도 문제가 없는지 궁금하다.
하헌석 NH투자증권 Tax센터 세무컨설턴트
과세 관청에서는 가족 간의 금전 거래는 기본적으로 증여로 추정하는데, 세법에서는 가족과 같은 특수관계인 간의 금전 거래에 대해서는 적정 이자율을 연 4.6%로 정해 놓고 있다. 만일 연 1.0%의 이자율을 주고 있다면 적정 이자율과의 차이인 연 3.6%에 해당하는 이자만큼 이득을 얻은 것으로 봐 증여세를 과세한다.
이때 적정 이자와의 차액이 1000만 원 미만인 경우는 증여로 보지 않는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만일 2억 원을 무이자로 대여한 경우 적정 이자와의 차액은 920만 원이고 1000만 원 미만이므로 증여세를 과세하지 않는다. 반면 3억 원을 무이자로 대여한다면 적정 이자와의 차액은 1380만 원이므로 전액을 증여받은 것으로 봐 증여세를 과세한다.
상속세는 자산의 상속 당시 시가를 기준으로 세금을 부과한다. 하지만 토지 같은 경우 거래가 많지 않기 때문에 시가를 산정하기가 어려워 공시지가로 신고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B 씨는 아버지의 시골 땅을 상속받으면서 공시지가인 1억5000만 원으로 상속세를 신고했고 당시 납부한 세금은 없었다. 이후 땅 인근이 개발되면서 땅을 3억5000만 원에 처분해 3000만 원이 넘는 양도소득세를 부담해야 했다. 부동산을 양도할 때는 양도차익(양도가액―취득가액)에 대해 양도소득세를 납부해야 하는데 B 씨의 부동산 취득가액은 상속세 신고가액인 1억5000만 원이 적용됐기 때문이다.
해외주식은 국내 상장 주식과 달리 대주주가 아니더라도 양도차익에 대해 양도소득세를 내야 하는데, 이 경우에도 증여를 고려할 수 있다. 지난해 미국 주식을 2000만 원 매수한 C 씨는 최근 양도소득세에 대한 고민이 커졌다. 양도소득세는 양도차익에서 250만 원을 공제한 후 22%(지방소득세 포함) 세율로 계산된다. C 씨가 4000만 원에 매도한다면 385만 원을 세금으로 내야 하는 것이다.
이 경우 먼저 배우자에게 증여한 후 팔면 세금을 줄일 수 있다. 배우자 간의 증여는 10년간 6억 원까지 공제되기 때문에 증여가액이 6억 원 이내라면 증여세로 납부할 세금은 없다. 그리고 배우자가 증여받은 해당 주식의 취득가액은 증여가액인 증여일 전후 2개월 종가 평균으로 적용된다. 취득가액이 올라가니 양도차익이 줄어들어 양도소득세를 줄일 수 있다.
단, 2025년부터 금융투자소득세가 시행되면 배우자에게 주식을 증여한 후 1년 이내에 양도하는 경우 취득가액을 증여가액이 아닌 증여 전 배우자의 취득가액으로 적용하여 양도소득세를 부과한다. 이 경우 증여일로부터 1년 후에 양도해야만 양도소득세를 절감할 수 있으므로 내년 법 시행 여부를 살펴보고 양도 시기를 결정할 필요가 있다.
위와 같은 사례들은 엄청난 부자가 아닌 사람들도 얼마든지 맞닥뜨릴 수 있는 상황이다. 이때 상속·증여세에 대해 미리 이해하고 있다면 실생활에서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다. 세금 문제에 대한 이해와 대비를 충분히 하고 있다면 살아가면서 세금을 줄이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하헌석 NH투자증권 Tax센터 세무컨설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