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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권당 의원마저 ‘기시다 퇴진론’ 공개 언급

입력 | 2024-06-18 03:00:00

4選 사이토 “누군가 책임져야”
자민당 지지율 19%… 23년만에 최저
‘기시다 연임 어려울듯’ 관측 우세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와 집권 자민당 지지율이 곤두박질치는 가운데, 자민당 현역 국회의원이 공개석상에서 처음으로 ‘기시다 퇴진론’을 언급했다.

자민당 4선 중의원(하원) 의원인 사이토 히로아키(斎藤洋明) 의원은 16일 자신의 지역구인 니가타현 후원 모임에서 “기시다 총재가 노력하고 있지만, 책임은 최종적으로 누군가가 져야 한다”고 말했다. 사이토 의원은 기시다 총리를 염두에 둔 발언이라고 인정하면서 “(9월 총재 선거에서) 진정으로 자민당을 개혁할 수 있는 후보를 응원하겠다”고 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관방장관은 17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당내 퇴진론에 대해 “기시다 총리는 자민당 총재로서 정치개혁에 온 힘을 다해 책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며 원론적 입장을 되풀이했다.

사이토 의원은 아소 다로(麻生太郞) 전 총리가 이끄는 아소파 소속이다. 기시다 총리가 최근 정치자금 후원자 공개 기준액을 ‘5만 엔(약 45만 원) 초과’로 낮추는 안을 밀어붙이자 아소 전 총리 등은 “정치엔 돈이 필요하다”며 반발하고 있다. 아소 전 총리 등 당내 막후 실력자들이 등을 돌리면 기시다의 총리직 유지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일본 현지에선 정권교체 가능성은 여전히 낮다고 보고 있다. 그렇다고 해도 기시다 총리에 대한 당내 반발이 확산되면서, 올 9월 자민당 총재(총리) 선거에서 연임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자민당 지지율은 아사히신문이 17일 공개한 여론조사에서 19%로 떨어졌다. 아사히가 관련 조사를 시작한 2001년 이후 23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민주당에 정권을 내줬던 2009년 20%보다도 낮다. 기시다 총리의 지지율 역시 22%로 내각 출범 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