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위서 72% 찬성으로 통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앞줄 왼쪽)가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열린 제4차 중앙위원회의에 참석해 정청래 최고위원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민주당은 이날 당 대표 사퇴 시한에 예외를 둘 수 있도록 한 ‘이재명 맞춤용’이라는 지적이 나온 당헌 개정안을 최종 의결했다. 박형기 기자 oneshot@donga.com
더불어민주당이 “부정부패와 관련된 혐의로 기소된 당직자의 직무를 기소와 동시에 정지한다”는 당헌 80조의 내용을 삭제하기로 17일 최종 확정했다. ‘쌍방울 불법 대북 송금’ 등 4건의 재판을 받게 된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 논란 속에 확정되자 “연임을 대비한 수순”이라는 당 안팎의 비판이 나왔다.
민주당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 온라인으로 중앙위원 투표를 진행한 결과 재적 559명 중 422명(71.91%)이 찬성해 의결됐다. 투표에는 501명(89.62%)이 참여했다. 중앙위원 표결은 당헌 개정 11개 항목에 대해 일괄적으로 이뤄졌다.
중앙위 표결에 따라 부정부패 혐의로 기소된 당직자의 직무를 즉시 정지하도록 한 부분은 삭제됐다. 박선원 의원은 중앙위원회의에 참석해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방어막을 갖지 않고 어떻게 비상시국을 넘어가겠나”라며 “우리를 보호할 수 있는 방어막을 쌓는 것이 당헌 80조의 개정”이라고 옹호했다.
이 같은 당헌 개정안은 “이 대표의 연임과 대선 출마를 위한 수순”이라는 전망이 기정사실로 되고 있다. 이 대표 측은 8월 전당대회에 러닝메이트로 함께 출마할 친명(친이재명)계 최고위원 후보자를 추리는 작업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 측 관계자는 “이 대표가 연임을 하겠다고 결정하면 이달 말이나 다음 달 초에는 대표직을 내려놓고 공식 선언을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다만 당내에서는 “이 대표가 대선 주자로서 비전을 제시할 시간을 갖지 못하고 당 대표 업무에만 급급할 수 있다”는 반론도 제기된다. 민주당 관계자는 “차기 대선을 준비하는 이 대표 자신과 민주당에 최선의 결정인지 동의할 수 없다”고 했다.
윤명진 기자 mjligh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