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이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해역에서 중국 선박이 자국 선박을 들이받아 피해를 입혔다고 비난했다.
17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필리핀 정부의 남중국해 태스크포스(TF)는 성명을 내고 “중국 해군과 해안경비대, 해양민병대 선박이 충돌과 견인을 포함한 위험한 기동을 벌였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그들의 행동은 우리 대원들의 생명을 위협에 빠뜨리고 우리 배를 손상했다”라고 강조했다. 다만 어떤 선박이 충돌했는지나 피해 규모 등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중국 해경은 필리핀 선박이 경고를 무시하고 중국 선박에 위험하게 접근해 충돌이 발생했다며 “이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필리핀 측에 있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진실공방에 필리핀과 동맹국인 미국은 중국에 책임을 돌렸다.
메리케이 칼슨 주필리핀 미국 대사는 “공격적이고 위험한 기동으로 (필리핀 선원에게) 상해를 입히고 필리핀 선박을 손상하고 합법적인 해상 작전을 방해한 중국의 행위를 규탄한다”라고 밝혔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소통보좌관도 중국의 행동이 “도발적”이라며 “무모하고 불필요한 행동이며 오해를 불러일으켜 훨씬 더 크고 폭력적인 사태로 이어질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
프랑스와 일본도 중국 비난에 나섰다.
엔도 가즈야 주필리핀 일본 대사는 중국 해경의 반복되는 위험하고 공격적인 행동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으며 마리 폰타넬 주필리핀 프랑스 대사도 “우리는 국제법에 위배되는 어떠한 위협이나 무력 사용에도 반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들어 중국과 필리핀은 남중국해에서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중국은 지난 15일부터 자국이 영유하는 남중국해 해역에 침입하는 외국인을 구금할 수 있다는 규정을 시행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양국의 최대 영유권 분쟁 해역인 세컨드 토머스 암초는 국제해양법상 필리핀의 EEZ에 속해 있으며 국제상설중재재판소(PCA)도 중국의 영유권 주장이 불법이라고 판결했지만 중국은 이를 거부하며 필리핀과 갈등을 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