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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늦게까지 깨어있는 생활습관이 정신건강에 안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울증이나 불안증으로 나아가는 것을 막으려면 늦어도 새벽 1시에는 잠자리에 드는 것이 좋다.
지난 달 국제 학술지 ‘정신의학 연구’(Psychiatry Research)에 논문을 게재한 연구자들은 애초 크로노타입(각자에게 잘 맞는 활동 시간대를 나타내는 일주기성)에 맞춰 생활하는 것이 매우 중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수면 선호도와 상관없이 ‘올빼미족’은 한밤중에 번성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크로노타입에 맞추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며, 실제로 늦게까지 깨어 있는 게 정신건강에 좋지 않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미국 스탠퍼드 대학교 의과대학 정신의학·행동과학 교수이자 주 저자인 제이미 자이처 교수가 보도 자료에서 말했다.
연구진은 크로노타입에 맞춰 늦게까지 깨어있는 올빼미족이 그보다 일찍 자는 수면 습관을 가진 아침형 인간이나 중간형 인간보다 정신건강 장애 진단을 받을 확률이 20%~40% 더 높다고 결론지었다.
일찍 일어나는 사람이 대체로 정신건강 상태가 가장 좋았다.
연구자들은 이 같은 결과가 ‘자정 이후의 마음’ 가설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고 추측했다. 이 가설에 따르면 자정 이후 깨어 있으면 충동적이고 해로운 행동을 할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
“추측하자면, 아침형 인간이 늦게까지 깨어 있다면 뇌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을 잘 알고 있기에 나쁜 결정을 내리는 것을 미룰 수 있다”고 자이처 교수는 말했다. “반면 올빼미족은 늦게까지 깨어있을 때 ‘난 기분이 좋아, 새벽 3시에 내리는 이 결정은 훌륭해’라고 생각한다”라고 그는 지적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피츠버그 대학교 의과대학 정신의학과 매튜 레러 교수는 “새벽 1·2시 이후 잠자리에 든다면 해 뜬지 몇 시간 후에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빛-어둠 주기와의 불일치는 잠재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 우리 몸은 낮이라는 강력한 신호를 받는 것이 중요하며 이는 아침 햇빛의 형태로 올 수 있다. 만약 그런 신호를 받지 못하거나 혼합된 신호를 받으면 생물학적 문제를 일으킬 수 있고 이는 뇌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17일(현지시각) 허프 포스트에 말했다.
동아DB.
펜실베이니아 대학교 의과대학 수면의학과 인디라 구루바가바툴라 교수는 일부 뇌 기능이 수면 부족에 더 취약하다고 말했다.
그는 “뇌의 전두엽은 수면 부족에 매우 취약하다. 전두엽은 기분과 감정조절을 포함해 뇌에서 많은 기능을 담당한다. 그래서 감정이 극단적으로 오가지 않도록 하는 능력, 즉 자신을 억제하는 능력은 수면 부족이나 늦게까지 깨어 있는 조건에서 손상된다”며 “그 결과로 부정적인 감정이나 불안이 증가할 수 있다. 왜냐하면 그러한 감정을 조절하는 고차원적인 뇌 기능이 둔화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구루바가바툴라 교수 역시 이번 연구에 참여하지 않았다.
두 교수는 교대 근무자처럼 어쩔 수 없이 새벽에 깨어 있어야 하는 사람이라면 낮잠을 자는 게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또한 근무 중 밝은 인공 빛을 쬐는 게 좋다며 밝은 빛은 피로를 줄이고 기분을 좋게 하는 특성이 있다고 전했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