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현지 시간) 베를린 미테구 의회에 따르면 집권 사회민주당, 좌파당 소속 구의원들은 최근 구청에 소녀상의 영구 존치를 보장하라는 결의안을 상정했다. 의원들은 결의안 초안에서 ‘소녀상이 베를린 지역 공동체의 중요한 프로젝트이므로 철거해선 안 된다’고 밝혔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성폭력 피해자를 기리는 다른 기념물을 마련한다 해도 이 소녀상을 대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좌파당은 20일 결의안 표결을 앞두고 19일 평화의 소녀상 존치를 지지하는 추모 행사도 열기로 했다.
베그너 시장은 지난달 베를린과 일본 도쿄와의 자매 결연 30년을 맞아 도쿄를 찾았다. 당시 그는 소녀상을 두고 특정 측의 입장만 강조하면 안 된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또 가미카와 요코(上川陽子) 일본 외무상과 만난 자리에서도 “변화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이에 그가 일본 측에 소녀상 철거를 시사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베를린시 당국은 베그너 시장의 발언을 두고 “소녀상 문제의 해결책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이에 베를린과 도쿄 양측이 공동으로 소녀상 철거를 추진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