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 목표는 1분43초대…노련미 보여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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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파리 올림픽에서 한국 수영 선수가 12년 만에 시상대에 서는 모습을 보이고 싶은 마음이 큽니다.”
파리 올림픽 개막을 38일 앞두고 한국 수영의 간판 황선우(강원도청)가 밝힌 메달 각오다.
황선우는 18일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열린 파리 올림픽 수영 대표팀 미디어데이에서 “2021년 열린 2020 도쿄 올림픽에서는 경험이 없어 아쉬움이 있었다. 그러나 도쿄 올림픽 이후 3년 동안 좋은 경험을 많이 쌓았다”며 “파리 올림픽에서는 그간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노련미를 보일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드러냈다.
황선우는 도쿄 올림픽 남자 자유형 200m 예선에서 1분44초62를 기록해 당시 한국신기록과 세계주니어신기록을 동시에 수립했다. 준결승을 거쳐 결승까지 오른 황선우는 7위로 레이스를 마쳤다.
남자 자유형 100m에서는 전체 6위로 예선을 통과한 뒤 준결승에서 47초56으로 아시아신기록을 세우며 4위에 올라 결승 무대를 밟았다. 아시아 선수가 올림픽 남자 자유형 100m 결승에 오른 것은 1956년 멜버른 대회의 다니 아쓰시(일본) 이후 65년 만의 일이었다. 황선우는 결승에서 5위에 자리했다.
다만 국제대회 경험이 거의 없다시피 했던 황선우는 페이스 조절에 실패해 결승에서 힘을 쓰지 못했고, 메달에도 닿지 못했다.
이후 3년간 황선우는 세계 정상급 선수로 올라섰다. 도쿄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가파른 성장세를 자랑했다.
황선우는 “도쿄 올림픽 자유형 200m에서 100m 지점을 50초 초반대 기록으로 통과했다. 이끌어가는 레이스를 했다”며 “도쿄 올림픽 자유형 200m에서 예선 기록을 결승에 냈으면 시상대에 설 수 있었다.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고 돌아봤다.
그는 “도쿄 올림픽 이후로 많은 것을 깨달았다. 이후 세계선수권, 아시안게임에서 좋은 경험을 쌓았고, 지금의 수영 선수 황선우가 됐다”며 “지금은 100m 구간을 50초 중후반대 기록으로 통과한 후 뒷심을 발휘해 순위권에 들어가는 레이스를 한다. 도쿄 올림픽 이후로 많은 것을 상대에 대해 파악하면서 레이스를 운영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황선우는 김우민(강원도청)과 함께 2012년 런던 올림픽 이후 끊긴 한국 수영의 메달 명맥을 이어줄 스타로 기대를 한 몸에 받는다.
역대 올림픽에서 한국 수영이 딴 메달은 총 4개로, 모두 박태환의 역영에서 나왔다. 박태환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남자 자유형 400m 금메달, 자유형 200m 은메달을 땄다. 2012년 런던 대회에서는 자유형 200m, 400m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도쿄 올림픽은 코로나19 때문에 무관중으로 대회를 치렀지만, 파리 올림픽은 다르다. 관중들이 가득 들어찰 전망이다.
황선우는 많은 관중 앞에서 레이스를 펼치는 것을 반겼다. “텅 빈 경기장에서 선수들끼리 레이스를 하는 것이라 심심한 느낌도 있었다. 코로나19 이후 관중이 많은 경기장에서 레이스를 했는데, 힘을 얻었다”며 “관중들의 응원을 받고 힘찬 레이스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파리 올림픽 남자 자유형 200m에서는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전망이다.
올해 남자 자유형 200m 기록 순위에서 1분44초대는 8명이나 된다.
루카스 마르텐스(독일)가 1분44초14로 1위고, 매튜 리처즈(영국)가 1분44초69로 2위다. 다비드 포포비치(루마니아)가 1분44초74로 3위를 달리는 가운데 황선우가 올해 2월 도하 세계선수권에서 작성한 1분44초75가 공동 4위다.
황선우는 “올해 1분44초대 기록을 낸 선수들이 많다. 라이벌이 한 둘이 아니다. 결승에 오르는 모든 선수가 라이벌이 될 수 있는 구도”라며 “레이스 운영에 따라 메달색이 좌우될 것으로 보이고, 한끗 차이로 1~8위가 결정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나는 나만의 레이스에 집중하고, 실수 없이 레이스를 펼치고 싶다. 목표는 1분43초대 기록을 내는 것”이라고 다짐했다.
레이스 운영이 가장 중요하다고 수차례 강조한 황선우는 “레이스 경험은 끌어올릴 수 있는 최고의 상태에 다다랐다고 생각한다. 최고의 기량을 뽐낼 수 있는 몸을 만들고, 감독님과 상의해서 올림픽에서 쓸 수 있는 필살기를 만들어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황선우는 자유형 100m에서도 출전권을 확보했지만, 한국이 사상 첫 단체전 메달을 노리는 남자 계영 800m와 일정이 겹쳐 고민이 깊다. 자유형 100m 예선, 준결승과 남자 계영 800m 예선, 결승이 모두 7월 30일에 치러진다.
자유형 100m에도 여전히 욕심이 있다고 밝히면서도 황선우는 “계영 800m가 같은 날 치러져 고민이 된다. 파리에 간 뒤 상황을 보며 선택과 집중을 할 것”이라고 전했다.
[진천=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