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경기 가평군 잣향기푸른마을 피톤치드 생산 왕성 ‘힐링 숲’ 관문… 지난해 농식품부 ‘으뜸촌’ 또 선정 직접 재배 제철 식재료 시골밥상에… 목공 공방 등 40여개 체험프로그램
《저출산 고령화에 따른 인구 감소는 대한민국이 직면한 심각한 문제이다. 특히 농촌 지역은 존립 자체를 위협받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올해 3월 ‘새로운 농촌 패러다임’에 따른 농촌 소멸 대응 추진 전략을 발표했다. 핵심 목표 가운데 하나가 농촌 관광 활성화로 소멸 위기에 처한 농촌을 살리자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농촌 관광 활성화는 매우 중요한 국가 현안 과제이다. 치유-워케이션-체험 등을 테마로 현재 진행 중인 농촌 관광 사업지들을 둘러보는 이유다.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고물가 탓에 얇아진 지갑 앞에서 고민 중인 독자에게는 쏠쏠한 여행 정보가 될 것이다.》
본격적인 여름 더위가 시작됐다. 기상청은 19일부터 제주에 내리는 비로 장마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한다. 날씨가 덥고 습해지면 작은 일에도 쉽게 짜증이 나거나 피로감을 느끼기 쉽다. 심해지면 현기증을 일으키기도 한다. 더위에 계속 노출됐을 때 발생하는 ‘열 스트레스 반응’이다.
●살구나무 우거진 숲길… 잣향기푸른마을
경기 가평군 치유의 숲으로 잘 알려진 ‘잣향기푸른숲’으로 가려면 거쳐야 하는 ‘잣향기푸른마을’ 초입. 뒤편으로 축령산(왼쪽)과 서리산이 보인다. 가평=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잣향기푸른마을 제공
이곳은 ‘치유의 숲’이라는 별명으로 잘 알려진 ‘잣향기푸른숲’의 관문에 해당한다. 가평군에서 잣향기푸른숲을 가려면 마을을 거쳐야만 하기 때문. 잣향기푸른숲은 가평군과 남양주시의 경계를 만드는 축령산(해발·876m)과 서리산(834m) 사이에 위치한 휴양림이다. 경기도산림환경연구소에 따르면 경기도 내 15개 산림 휴양지 가운데 피톤치드 농도가 가장 높은 곳이다. 특히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는 6월부터 10월 사이에 피톤치드 생산이 왕성하다.
출근 시간대를 피해 서울 한복판인 광화문 동아미디어센터에서 승용차를 타고 잣향기푸른마을까지 가는 데 걸린 시간은 1시간 30분. 전철을 이용한다면 경춘선 상봉역에서 청평역까지 간 뒤 택시를 타야 한다. 버스라면 청량리, 구리, 마석, 대성리, 청평을 경유하는 1330번을 타고 청평터미널에서 내린 뒤 택시를 이용하면 된다.
마을 입구에 일주문인 ‘천지문’이 서 있다. 가평=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잣향기푸른마을 제공
●숙박-음식-체험시설, 전국 ‘으뜸’ 마을
마을 시설물 위치도. 마을회관을 중심으로 숙박 시설, 식당, 체험장 등이 걸어서 5분 거리여서 이용하기에 편하다. 가평=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잣향기푸른마을 제공
잣향기푸른마을은 2020년에 처음으로 으뜸촌이 된 이후 3년간 자격을 유지했고, 지난해 재심사에서 다시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지난해의 경우 전국에서 329곳이 신청해 32곳만이 으뜸촌이 됐다. 현재 전국 1178개(2022년 말 기준) 농촌 체험 휴양 마을 가운데 으뜸촌은 60곳에 불과하다.
잣향기푸른마을은 또 지난해 전국농촌체험휴양마을협의회가 진행한 ‘우수마을 사례 경진대회’에서 3등에 해당하는 우수상을 따냈다. 이 밖에 2021년에는 농협의 ‘깨끗하고 아름다운 농촌마을 가꾸기 경진대회’에서 동상을 차지했고, 2020년에는 산림청과 한국임업진흥원의 ‘희망산촌공동체 경진대회’에서 우수마을로 선정됐다.
복층형 숙박시설은 성인 대여섯 명은 너끈하게 묵을 수 있는 크기의 목구조주택(6동)이다. 조리시설과 목욕시설도 깨끗하게 관리되고 있었다. 숙박시설 뒤편에는 수영장도 있어 여름 휴양시설로 손색이 없다.
넓고 쾌적한 식당에서는 직접 재배한 제철 식재료로 만든 각종 반찬 등이 뷔페식으로 제공된다. 기자가 찾은 12일에는 시원하면서 칼칼한 맛이 일품인 오이냉국에 10가지가 넘는 제철 나물로 채워진 시골 밥상이 준비돼 있었다.
●목공 치유부터 잣향기주머니 만들기까지
방문객들이 마을 체험장에서 가평 대표 특산물 잣을 까 보고 있다. 가평=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잣향기푸른마을 제공
계절별로 운영되는 프로그램도 많다. 3∼12월엔 잣고추장부터 인절미, 칼국수 등을 만드는 체험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4∼11월엔 잣두부 만들기, 감자 캐기 등이, 8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는 고구마 고추를 비롯한 각종 농산물 수확, 김장김치 담기 등이 진행된다.
특히 4월부터 겨울이 시작되는 11월까지 운영되는 프로그램 중에선 잣향기푸른숲을 마을 주민들이 숲 해설사로서 동반하며 트레킹하는 ‘축령산 숲 치유’가 포함돼 있다. 피톤치드 생성이 가장 왕성한 때 산림욕을 즐길 수 있는 것이다.
도마를 만들어 보고 있는 방문객들. 가평=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잣향기푸른마을 제공
이준기 마을 운영위원장(행현1리 이장)이 숙박 시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가평=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잣향기푸른마을 제공
가평=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