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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파크호텔 재계약 두고… 인천관광공사 내홍

입력 | 2024-06-19 03:00:00

위탁 운영사 계약 갱신 심의서 점수 미달로 ‘재계약 불가’ 판정
운영사 BGH코리아가 반발하자 자체 감사 후 담당자 징계 조치
노조 “이례적 감사에 징계도 과해”
공사 “감사 때 절차상 문제 발견”



인천 중구 항동3가에 있는 하버파크호텔 전경. 인천관광공사가 소유한 이 호텔은 2017년부터 BGH코리아가 위탁 운영하고 있다. 인천관광공사 제공



인천관광공사가 소유한 중구 하버파크호텔의 위탁 운영사를 재계약할지 심의하는 과정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재계약 불가’ 결과가 나온 뒤 운영사에서 공사 측에 민원을 제기하자 공사 감사부서가 “절차상 문제가 있었다”며 담당자들을 징계한 것. 공사 내부에선 이례적인 조치라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대해 공사 측은 “감사 결과 문제가 발견된 것”이라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18일 인천시 산하 공기업인 인천관광공사에 따르면 공사 감사팀은 최근 하버파크호텔 계약 갱신 관련 특정감사를 벌여 사업부서 직원 3명에 대한 처분을 내렸다. 부서 실장과 팀장이 인사위원회에 회부돼 각각 견책과 경고 처분을 받았고, 나머지 팀원 1명은 훈계 조치를 받았다.

문제는 올 4월 진행된 하버파크호텔 위탁 운영사 계약 갱신 심의 과정에서 불거졌다. 지상 15층, 214개 객실 규모의 하버파크호텔은 2017년부터 BGH코리아가 위탁 운영하고 있다. 사업부서는 올 7월로 위탁 계약이 만료되는 BGH코리아의 재계약 여부를 심사하기 위해 4월 11일 평가위원회를 개최했다. 재계약 기준을 80점 이상으로 삼고 평가가 이뤄졌는데, 운영사는 78.2점으로 계약 갱신이 불가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BGH코리아를 포함해 공개 입찰을 진행해 위탁 운영사를 다시 정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며칠 뒤 BGH코리아 측이 공사를 방문해 평가위원 선정 등 위원회 운영 방식에 문제를 제기했고, 이후 공사 사장의 지시로 특정 감사가 이뤄졌다. 감사팀은 사업부서가 평가위원회 위원 구성에 전문성을 확보했다고 보기 어렵고, 위원회의 세부 운영 기준을 마련하지 않은 점 등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재계약 여부를 공사 재산 관련 사안을 다루는 재산심의회 안건으로 상정해 다시 따지도록 했다. 특히 공사는 사업부서 실장에게는 견책 처분을 내린 뒤 간부로서 현재 직책을 맡기기 어렵다는 이유로 타 부서로 전보 조치했다.

당사자들은 결과를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토로하고 있다. 이들은 재계약과 관련한 명확한 법령, 규정이 없는 상황에서 경영진 보고 등을 거쳐 계획을 수립했다는 입장이다. 실제 사업부서는 평가위원회 개최 전 ‘계약기간 만료 도래에 따른 추진계획안’을 작성했는데, 이 계획안에는 사장도 결재했다. 계획안에는 위원 명단과 함께 평가 점수가 80점 이상인 경우 계약 갱신이 가능하다는 내용 등이 담겼다.

사업부서의 한 관계자는 “명확한 규정이 없는 상황에서 사장의 지침 등을 바탕으로 최대한 공정성을 확보하려고 노력했다”며 “평가위원회 절차가 잘못됐다고 하는데, 그러면 왜 결과를 무효화하지 않고 다시 재산심의회에 상정하도록 하느냐. 공정하게 공개 입찰로 선정하면 안 되는 이유라도 있느냐”고 주장했다. 공사 노조 측도 “운영사의 문제 제기가 이뤄지자마자 사장의 지시로 특정감사가 이뤄진 부분과 징계가 다소 과도한 부분에 문제를 제기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인천시의회에서도 이러한 갈등에 대한 지적이 나왔다. 시의회 문화복지위원회 소속 박판순 의원은 17일 인천관광공사 주요 사업 보고 자리에서 “사전에 검토한 뒤 평가했을 텐데, 직원들만 손해를 본 것 아닌가”라며 “입찰 공고를 내면 하버파크호텔을 정상화하겠다고 관심을 갖는 업체들이 있다. 앞으로의 진행 절차를 다들 눈여겨보고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백현 인천관광공사 사장은 “자체 감사에서 직원들의 행정상 문제가 있었다고 봤다”며 “재산심의회를 통해 가결 또는 부결 등의 결과가 결정될 것”이라고 답했다.

공사 감사팀 관계자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사장이 기본계획안에 결재를 했더라도 세부 계획은 실장 전결 사항이라 해당 부서에서 세부사항을 마련했어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공승배 기자 ksb@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