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24년만의 방북] 北-러 ‘포괄적 전략 동반자 협정’ 러, 남북 균형 외교 유지해왔지만… 北과 소련때 ‘혈맹’ 관계 다시 근접 北-러 연합 군사훈련 정례화 가능성… ‘러, 핵기술 지원할 기틀 마련’ 분석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오른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9월 13일 러시아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악수하고 있다. 보스토치니=AP 뉴시스
19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정상회담은 확대 회담과 비공식 회담 등으로 진행되며 두 정상이 공동성명을 발표한다. 러시아는 산책과 다도를 겸한 일대일 비공식 회담에서 푸틴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둘만의 밀담을 나누며 가장 중요하고 민감한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평양 도착에 앞서 18일 김 국무위원장과 체결할 ‘포괄적 전략 동반자 협정’ 초안을 승인했다. 19일 북-러 정상회담에서 서명이 이뤄지면 과거 북한이 옛 소련과 맺은 ‘혈맹’에 근접한 수준으로 양국 관계가 형성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준동맹’ 수위로 끌어올린 이번 협정을 통해 양국이 향후 군사·경제 등 다양한 분야에서 밀착할 제도적 명분을 만든 것이다. 러시아가 북한과 맺는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는 ‘전략적 협력 동반자’인 한-러 관계보다 높은 수준이다. 다만 푸틴 대통령이 이번 방북 선물로 매우 민감한 핵·미사일 관련 첨단 군사기술 등을 내주는 대신 이 협정을 맺는 걸로 갈음한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 24년 만에 동맹 바로 전 단계로 수직 상승
● 푸틴, 북-러 안보 분리 불가능 강조
이번 관계 격상으로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양국이 급격히 밀착하며 진행해온 무기 거래 등 군사 협력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푸틴 대통령이 이날 노동신문 기고글에서 “유라시아에서 평등하고 불가분리적인 안전(안보) 구조를 건설”하겠다고 밝힌 점도 주목된다. 러시아와 북한의 안보가 이른바 “미국의 위협” 앞에 분리될 수 없는 한몸임을 강조하고 나선 것이기 때문이다. 푸틴 대통령은 올해 1월 동맹이자 전술핵무기를 배치한 벨라루스와 연합국가 창설을 논의하면서 “평등하고 불가분한 안보를 형성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동맹이 아닌 포괄적 전략 동반자 협정 체결을 밝힌 만큼 당장 ‘유사시 자동 군사 개입’ 조항을 부활시킬지는 불투명하다고 보고 있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