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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계 “판결문 수정 설명자료 이례적… 정당성 부여 시도”

입력 | 2024-06-19 03:00:00

고법측 “중간 계산 오류 논란에 해명”
崔측, 이르면 오늘 상고장 제출 예정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소송 항소심을 맡은 재판부가 판결문 경정(更正·수정)에 이어 18일 설명자료까지 배포하자 법조계에선 “굉장히 이례적”이란 반응과 함께 “판결에 정당성을 부여하려는 시도”라는 지적이 나왔다.

서울고법 가사2부(부장판사 김시철)는 이날 설명자료에서 재산 분할 기준시점인 항소심 변론종결 시점(올해 4월 16일)을 기준으로 최 회장의 기여도를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17일 재판부가 1998년 최종현 SK그룹 선대 회장 별세 당시 대한텔레콤 주식 가치를 ‘100원’에서 ‘1000원’으로 수정했지만, 4월 16일 기준 SK㈜ 주식 가치가 1주당 16만 원인 만큼 최 회장의 기여도는 160배에 달한다는 것이다. 특히 재판부는 최 회장의 기여도가 최 선대 회장의 기여도(125배)보다 높기 때문에 항소심 결론을 바꿀 이유는 없다고 강조했다.

가사 사건을 전문으로 하는 한 변호사는 18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재산 분할 시 오류가 있어 재판부가 이를 수정하는 것은 특별한 사례가 아니지만, 경정 결정에 대한 설명자료까지 배포하는 것은 굉장히 이례적”이라면서 “판결문으로 이야기해야 하는 법원이 판결문에 나와 있지 않은 내용까지 내세우며 ‘결론은 바뀌지 않는다’고 말하는 것은 판결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한 시도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원래 판결문(355배)과 17일 수정한 판결문(35.6배) 모두 SK C&C의 상장 시점인 2009년 11월 11일을 기준으로 최 회장의 기여도를 언급했다. 하지만 설명자료에선 최 회장이 변론종결 시점까지 SK그룹 회장으로 재임한 것을 감안해야 한다는 이유로 기여도 산정 시점을 올해 4월 16일로 제시했다. 한 판사 출신 변호사는 “재판부도 신(神)이 아니니 계산 과정에서 오류를 범하는 실수를 할 수는 있다”면서도 “하지만 ‘판결 선고’에는 변함이 없다는 점을 말하기 위해 판결문에 없던 내용을 내세우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서울고법 측은 “판결문에도 재산 분할 시 주식의 가액 평가는 2024년 기준으로 되어 있었고, 이에 따라 1주당 16만 원을 기준으로 재산 분할 액수를 정했다”고 설명했다. 고법 관계자는 “결론은 생략된 채 중간 계산의 오류에 대해 원고(최 회장) 측의 강한 반박이 이어지니 설명해야 할 필요가 있겠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최 회장 측은 19, 20일 중 대법원에 상고장을 제출할 예정이다.



최미송 기자 cms@donga.com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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