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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언론 “푸틴 방북은 서방 고립 돌파 위한 ‘합리적 선택’”

입력 | 2024-06-19 11:15:00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9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평양 도착 소식을 전하며 “최대의 국빈으로 열렬히 환영한다“고 보도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김정은 총비서와 정상회담을 할 예정이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중국 주요 언론들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북한을 방문한 것을 두고 “서방의 고립을 깨기 위한 합리적 선택”이라는 전문가 분석을 인용하며 이번 일정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중국 관영 인민일보의 영문판인 글로벌타임스는 19일 “푸틴 대통령이 24년 만에 북한 국빈 방문을 시작했다”며 “서방 매체들은 지정학적 구도와 미국 주도 서방의 전략적 이익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는 양국 간 협력에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오랜 기간 미국과 동맹국들의 북러 고립과 압박은 자동으로 그들이 유럽에서든 동북아시아에서든 미국 주도 동맹의 공동 위협에 함께 대응하도록 할 것”이라며 “러시아와 북한이 더욱 가까워지는 것은 ‘합리적 선택’”이라고 진단했다.

이와 관련 왕쥔성 중국 사회과학원 연구원은 “유럽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가 확장을 진행 중인 가운데 러시아-우크라이나 분쟁, 북한을 겨냥한 미국 주도의 동북아 군사 동맹을 고려할 때 러시아와 북한 간 협력 심화는 놀라운 일이 아니다”며 푸틴 대통령의 이번 방문은 러-북 관계를 새로운 차원으로 끌어 올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추이헝 화둥사범대 러시아연구센터 연구원도 ”러시아와 북한의 의미 있는 협력은 미국을 우려하게 하거나 두렵게 할 수 있다“며 ”이는 지난 수십년간 미국이 취한 접근법이 두 나라를 고립시키는 데 실패했음을 의미하며 양국은 협력을 통해 전보다 강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타임스는 푸틴 대통령이 북한에 이어 베트남을 방문할 예정인데 대해 미국이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는 로이터통신을 인용해 ”미국의 우려가 베트남의 결정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으며 세계 많은 국가가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해 나름의 판단을 내리고 있음을 증명하는 것“이라며 ”미국의 의사결정권자들은 다른 국가들에 더 개입하려 할수록 스스로 세계에 더 큰 약점을 노출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환구시보도 푸틴 대통령의 방북과 관련해 미국, 러시아, 북한 언론 보도를 인용해 ”푸틴 대통령의 북한, 베트남 방문은 러시아가 ‘동쪽으로의 전환’ 전략을 심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아시아 각국과의 관계를 강화하겠다는 뜻“이라고 진단했다.

자오룽 상하이국제문제연구원 글로벌거버넌스연구소 부소장은 환구시보에 ”푸틴은 이번 방문은 스위스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평화회의 직후 이뤄진 것으로 러시아가 서방의 고립을 깨고 아시아에서의 ‘외교적 포위망’을 뚫은 것“이라며 ”푸틴의 방문에 대한 미국의 긴장감은 러시아가 동북아시아와 인도·태평양의 전략적 구도에 방해자가 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 비롯됐다“고 전했다.

자오룽 부소장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다수의 국가가 다원적 균형 외교를 고수하며 일방적 선택을 거부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동쪽으로 전환하고 남쪽을 향하는 ‘동전남진’이라는 러시아의 대외 전략 조정이 가속화됐다“고 분석했다.

푸틴 대통령의 북한 방문이 ‘성동격서’ 전략을 취한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선전 위성TV의 류허핑 평론원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에서 몇 가지 문제에 직면함에 따라 러-북 관계의 지렛대를 사용해 문제를 해결하려 할 것“이라며 ”미국과 서방의 제재가 상당 기간 유지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최근 중국 방문에 이어 북한과 베트남을 방문해 ‘성동격서’ 전략을 취하려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베이징=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