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형권 지마켓 신임 대표(왼쪽)와 최훈학 SSG닷컴 신임 대표(오른쪽).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신상필벌(信賞必罰)’ 원칙을 기반으로 하는 수시 인사를 또다시 단행했다. 이커머스 양대 계열사인 지마켓과 SSG닷컴 대표를 모두 교체하고 핵심 임원들도 새 얼굴로 채웠다.
신세계그룹은 19일 지마켓과 SSG닷컴 신임 대표에 정형권 전 알리바바코리아 총괄과 최훈학 SSG닷컴 전무를 각각 내정했다고 밝혔다.
정 지마켓 신임 대표(부사장)는 알리바바코리아 총괄 겸 알리페이 유럽‧중동‧코리아 대표를 지냈다. 이외에도 골드만삭스, 크레딧스위스 등에서 근무하고 쿠팡에서 재무 임원으로 일하는 등 투자, 이커머스 및 핀테크 업계를 두루 거친 재무 전문가다.
또한 지마켓 주요 핵심 임원들을 교체하고 역량 및 효율성 강화를 위한 조직 개편도 진행한다. 우선 기존 PX본부를 PX(Product eXperience)본부와 테크(Tech)본부로 분리한다. 개발자 조직인 테크본부를 별도 조직으로 둬 AI 등 미래 성장을 견인할 기술 분야에 대한 역량을 강화하겠단 복안이다. 지마켓 CPO(최고제품책임자)에 해당하는 PX본부장에는 네이버 출신인 김정우 상무를, 신임 테크본부장은 쿠팡 출신의 오참 상무를 영입했다.
최 SSG닷컴 신임 대표는 그로서리 및 물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 SSG닷컴 영업본부장을 맡아온 인물이다. 2000년 신세계에 입사해 2015년부터 2017년까지는 이마트에서 마케팅업무를 담당하기도 했다.
SSG닷컴도 기존 조직을 대대적으로 개편, 슬림화를 통한 특화 경쟁력을 높인다. 기존 4개 본부(D/I, 영업, 마케팅, 지원) 체제를 2개 본부(D/I, 영업)로 재편했으며, 마케팅본부는 영업본부로 통합했다. 지원본부 부서들은 대표 직속으로 둔다. D/I(Data/Infra) 본부장에는 이마트 D/T(Digital Transformation) 총괄을 맡고 있던 안종훈 상무가 자리를 옮겼다.
이번 인사는 필요할 경우 수시 인사를 단행하겠다는 그룹 방침에 따른 것이다. 앞서 정 회장은 언제든 임원을 해임 또는 선임할 수 있는 수시 인사 제도를 강화해 신상필벌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지난 4월 당시 정두영 신세계건설 대표를 해임하고 신임 대표로 허병훈 경영전략실 경영총괄 부사장을 선임하면서 본보기 삼은 바 있다.
신세계그룹은 “온라인 플랫폼 재도약을 위한 혁신 드라이브는 여전히 진행 중”이라며 “대한민국 최고의 유통 기업인 신세계가 시장 선도자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전항일 지마켓 대표와 이인영 SSG닷컴 대표 등 기존 임원들은 2선으로 물러나 자문 역할을 맡을 예정이다.
윤우열 동아닷컴 기자 cloudanc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