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과학기술대학교 창업지원단은 창업보육센터를 통해 유망 스타트업에 입주공간과 멘토링, 네트워킹, 사업화 지원을 제공하며 그들의 성장을 돕고 있습니다. '스타트업in과기대'는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창업보육센터를 보금자리로 삼아 도약을 꿈꾸는 스타트업들의 얘기를 전합니다.
매년 새해, 여름을 앞둔 시기만 되면 많은 사람이 몸매 가꾸기를 목표로 헬스장에 등록하곤 한다. 그렇게 매해 헬스장을 스쳐 가는 사람들이 쌓이고 쌓이면서 방대한 회원 데이터베이스가 만들어진다.
마케팅 솔루션 스타트업인 빌립애드를 창업한 장진국 대표는 이처럼 헬스장들이 방대한 고객 데이터를 가지고 있음에도 그 가치를 눈치채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한 지역에서 오랜 기간 영업을 하며 17만 명이 넘는 고객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었음에도 이를 전혀 활용하지 못하는 헬스장도 있을 정도였다.
장진국 빌립애드 대표 / 출처=IT동아
빌립애드는 CRM(고객관계관리) 도입으로 헬스장들이 고객 데이터 기반의 효율적인 마케팅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 CRM은 기존 고객 및 잠재 고객와의 관계, 상호작용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며 고객의 구매 및 재구매를 효율적으로 이끌어내는 기술이다. 대표적인 CRM 솔루션으로는 세일즈포스가 있다.
장진국 대표는 “미국에서는 웬만한 대기업들은 다 세일즈포스를 쓰고 있고, 헬스장에서도 세일즈포스를 활발히 쓴다”면서 “국내 헬스장들은 대부분 신규 고객 유입에만 신경 쓰는데, 기존 고객 데이터를 활용한 고객 관계 관리로 재구매를 유도하는 것도 마케팅 포인트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좋은 경험을 했던 기존 회원들의 재구매를 유도하는 게 신규 고객 유치보다 효율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출처=셔터스톡
다만 CRM이 아무리 좋다고 해도 이를 도입하기에는 장벽이 있기 마련이다. 세일즈포스는 기능이 다양하고, 성능이 강력하지만 그만큼 배워서 다루기가 어려운 솔루션이기도 하다.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기업의 영업 및 마케팅 전문가들조차 이를 제대로 다루지 못하는 경우가 그리 드물지 않을 정도다. 대부분 자영업 형태인 헬스장에서 세일즈포스와 같은 CRM 솔루션을 다루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이러한 세일즈포스의 도입 및 운용 장벽을 최대한 낮추는 게 빌립애드의 역할이다. 빌립애드는 현재 세일즈포스를 국내 헬스장 운영에 알맞은 형태로 커스터마이징한 ‘짐 클라우드’를 세일즈포스 오그(Org, Orgnization) 계정 단위로 제공 중이다. 일종의 소분 판매를 하고 있는 셈이다. 현재는 약 80개 업장에서 짐 클라우드를 시범 적용 중이다.
짐 클라우드 / 출처=빌립애드
CRM 솔루션을 이용하면 주먹구구식 마케팅이 아닌, 고객 맞춤형 마케팅을 펼칠 수 있는 게 장점이라고 장진국 대표는 설명한다. 가령 회원권 만료 후 일정 기간이 지난 회원들을 잠재고객으로 분류해 두고 재등록 혜택을 제공하는 마케팅을 펼치는 일이 가능해진다. 단순한 전체 메시지와 달리 고객의 이름을 넣은 개인화된 메시지 형태로 효과를 더 높인다. CRM의 AI 기능을 활용하면 이런 과정을 모두 자동화할 수도 있다.
그는 “과거라면 길에서 전단을 돌리는 것 같은 주먹구구식 마케팅으로도 승산이 있었다. 하지만 온라인이 활성화되고 출혈 경쟁이 심해지는 현재는 조금 더 효율적인 영업 및 마케팅 방법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장진국 대표는 미국에서 재료공학을 공부한 후 국내에서 물류 및 제조업 사업을 하면서 직접 영업 및 마케팅 업무까지 도맡으며 역량을 길렀다. 코로나19 대유행의 타격을 맞으면서 잠시 멈춰있던 시기, 운동이 취미였던 그는 헬스장의 영업 및 마케팅 실태를 눈여겨보다가 거기서 새로운 사업 기회를 발견하고 지난해 4월 빌립애드를 창업했다.
장진국 빌립애드 대표 / 출처=IT동아
빌립애드는 현재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창업보육센터 입주 기업으로서 입주 공간과 VC 및 전문가와의 컨설팅 및 네트워킹을 지원받고 있다. 장 대표는 “사업 방향이나 향후 사업 규모가 커졌을 때 어떻게 하면 투자 유치를 받을 수 있을지에 대한 조언을 들을 수 있어 유익했다”고 말했다.
IT동아 권택경 기자 tk@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