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1
다음 달 23일 국민의힘 당 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를 앞두고 대표 후보 등록일이 5일 앞으로 다가오자 당권 경쟁에 불이 붙고 있다. 이르면 23일 출마 선언 예정인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선거 명당’으로 꼽히는 여의도 대산빌딩에 선거사무실을 계약했다. 전당대회에 러닝메이트로 출마할 최고위원 후보로는 친한(친한동훈계) 장동혁 의원 등이 거론된다.
나경원 의원(5선·서울 동작을)은 빠르면 20일 출마 선언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나 의원은 이날 ‘한동훈 대항마’로 거론되는 것과 관련해 “친윤(친윤석열)·비윤·친한·반한 등 계파 정치와 과감히 결별하고 원팀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는 한 전 위원장 등판으로 친윤 대 친한 간 충돌 구도가 우려되는 것과 차별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국민의힘은 이날 전국위원회에서 당원투표 100%였던 전당대회 룰을 당원투표 80%와 국민 여론조사 20%로 바꾸는 당헌·당규 개정안을 의결했다.
● “韓, 출마 때 채 상병 특검 입장 밝힐 것”
친한 진영의 한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한 전 위원장이 출마 선언 날짜로 23일과 24일을 놓고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 의원은 “(출마) 장소 하나에도 큰 의미가 담겨 있다고 많은 국민이 느낄 수 있도록 진정성 있는, 제대로 된 메시지를 던지는 게 파격”이라며 “채 상병 특검에 대한 입장도 담길 것”이라고 말했다. 한 전 위원장 전당대회 캠프 사무실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문재인 전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각각 캠프를 차렸던 대산빌딩에 마련된다.
러닝메이트로는 한동훈 비대위 체제에서 사무총장을 지낸 장 의원이 유력한 가운데 초선 박정훈 의원 등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장 의원은 “당의 쇄신을 위해, 안정적인 지도부 구성을 위해 역할이 필요하다면 마다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한 전 위원장 측은 최고위원과 별도로 뽑는 청년 최고위원 후보도 물색 중이다. 국민의힘 당헌·당규상 선출직 최고위원 5명 중 4명이 사퇴할 경우 당이 비대위 체제로 전환되기 때문에 측근 최고위원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한 전 위원장 등판이 초읽기에 들어가자 친한 세력의 외연 확장 작업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친윤계로 분류됐던 수도권 재선 의원과 3선 의원 등이 한 전 위원장을 돕겠다는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재선 의원은 “한 전 위원장이 후보 등록을 마치면 공개적으로 지지를 밝힐 것”이라고 했다.
한 전 위원장 측근인 김경율 전 비대위원을 둘러싼 ‘찐윤’(진짜 친윤석열) 이철규 의원과 친한 진영 간 신경전도 이어졌다. 이 의원은 통화에서 “한 전 위원장이 좌파 진영 인사에 둘러싸여 우파에서 보기 드문 좌파적 행태를 하고 있다는 게 당원들의 우려”라고 했다. 친한 측인 박상수 당협위원장은 “김 전 비대위원이 좌파라며 조롱하고 매도당하는 모습에 환멸이 난다”며 “애초 좌파라고 생각했다면 당에서 인재 영입을 제안했겠냐”고 했다.
● 羅, “친윤-친한 계파 정치와 과감히 결별”
나 의원은 최근 여성, 중진 의원과 연쇄 회동하며 출마 관련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전대 출마 관련 의견을 나누는 형식으로 지지세를 모으는 행보로 풀이된다. 김민수 전 당 대변인을 대변인으로 선임하는 등 메시지 관리에도 들어갔다. 나 의원은 이날 오후 서울 용산구 용산역 광장에 마련된 박 훈련병 시민 추모 분향소를 찾았다. 그는 이 자리에서 전당대회 관련 질문에 “대한민국에 해야할 일이 많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됐다”고 답했다.
나 의원은 페이스북에 자신에 대한 친윤계 지원설과 관련해 “지금껏 걸어온 정치에는 친(親)도 반(反)도 없었다. 지금도 없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부터 하나가 돼야 한다. 끈끈한 원팀이 돼야 한다”며 “존중과 연대, 통합만이 이재명의 민주당으로부터 국민과 대한민국을 지키는 길”이라고 했다. 다만 당내에선 “친윤계가 나 의원을 중심으로 세를 모을 것”이란 이야기가 나온다.
여당 내 당권 주자로는 윤상현 의원과 김재섭 의원, 유승민 전 의원 등이 거론된다. 윤 의원은 이날 ‘채널A 라디오쇼 정치시그널’에서 “장동혁 의원은 총선 때 사무총장이었다”며 “총선 참패를 했으면 지금 나올 타이밍이 아니라는 것”이라며 한 전 위원장 견제 발언을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