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23일 열리는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전체 당원의 약 40%를 차지하는 영남 지역의 ‘당심’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영남에선 ‘어대한’(어차피 당 대표는 한동훈) 기류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과 갈등이 또 불거질까 당원들이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불안해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2대 총선 과정에서 윤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명품 디올 백 수수 논란 등을 놓고 대통령실과 각을 세운 한 전 위원장이 또다시 이를 반복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서울에서 당원이 많은 강남 지역에서 “한동훈 팬심이 탄탄하다”는 반박도 나온다. 친한(친한동훈)계는 “한 전 위원장에게 좌파, 배신자 프레임을 씌우려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18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당 비상대책위원회는 80만 명가량인 당원들의 선거인 명부 확정을 위해 막바지 작업 중이다. 지난해 3·8 전당대회 당시 대구·경북(TK)과 부산·경남(PK)을 합한 영남의 당원 비율이 39.67%로 절반에 가까웠다. 여당 관계자는 “뚜렷한 영남 출신 당권주자가 없는 상황이라 영남 당원을 향한 ‘러브콜’ 경쟁이 더 뜨거울 것”이라고 말했다.
복수의 영남 지역 의원에 따르면 “한 전 위원장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고 한다. 한 TK 초선 의원은 “한 전 위원장이 다시 대통령과 싸우면 당이 어떻게 되겠느냐고 걱정하는 목소리가 많다”고 말했다. 한 PK 중진 의원도 “대통령 임기가 3년 남았는데 용산과 갈등할까 봐 걱정하는 당원들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영남권에서도 “한 전 위원장에 대한 기대가 크다”는 반응도 있다. TK 지역의 한 재선 의원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 등 야권에 대한 공격 선봉에 설 수 있는 사람은 한 전 위원장이라는 인식도 있다”고 말했다.
서울 지역에서 상대적으로 당원이 많이 분포한 강남에서는 “한동훈 팬층이 두텁다”는 분석이다. 강남권의 한 의원은 “한 전 위원장이 활동한 기간이 짧아 이제 본격적으로 일해 달라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영남권 당원들의 우려에 대해 친한계에서는 “일부 영남 의원의 억지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한 친한계 인사는 “‘어대한’이 아니라고 하면 대구에서 왜 대통령 지지율이 그렇게 폭락했겠느냐”고 말했다.
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