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공화 초당적 참여 법안 발의… 중국내 생산 제한 이어 규제 강화 외신 “ASML-도쿄일렉트론에도… 美, 중국활동 제한 압박할것” 보도 국내 기업, 美 규제 움직임 주시
미국 의회가 반도체지원법(칩스법)으로 보조금을 받은 기업들이 중국에서 반도체 제조 장비를 수입하는 것을 금지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또 다음 달 미 상무부 차관이 반도체 장비업체인 네덜란드 ASML과 일본 도쿄일렉트론을 찾아 반도체 생산에 사용되는 장비의 중국 수출 통제를 강화하도록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 수출 통제에도 성장하고 있는 중국 반도체 산업에 대한 미국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8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 의회에서 칩스법에 따라 미국 정부의 보조금을 받은 기업들이 중국, 러시아, 북한, 이란 기업들로부터 반도체 제조 장비를 구매할 수 없도록 하는 법안이 발의됐다. 이러한 통제는 칩스법의 보조금 지원을 받은 기업의 미국 내 사업장에만 적용되며, 해외 사업장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이번 법안 발의에는 민주당 마크 켈리 상원의원을 비롯해 공화당의 마샤 블랙번 상원의원, 프랭크 루커스 하원의원 등이 함께하며 초당적으로 이뤄졌다.
미국이 대중국 반도체 규제에 고삐를 당기는 이유는 중국이 지난달 475억 달러 규모의 반도체 펀드인 ‘빅 펀드’를 조성하며 자국 반도체 산업 육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러한 국가적 지원에 따라 화웨이와 메모리반도체 기업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 등은 HBM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통신은 미국이 중국 반도체 제조공장 11곳을 추가로 제재 대상에 올리도록 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현재는 중국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SMIC 등 5곳만 제재 대상이다.
국내 반도체 업계는 미국의 움직임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국내 기업들은 주로 첨단 반도체 생산에 집중하고 있어 중국 장비를 쓸 일이 거의 없다”면서도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기술 및 장비 규제는 오래전부터 있었는데, 규제 강도와 범위가 어떻게 변할지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국내 장비업계 관계자는 “한국 정부가 기업에 수출 통제 관련 지침을 준 건 없다”고 밝혔다.
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변종국 기자 bj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