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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 넘어도 치아교정 가능” 중장년층 치료 늘어

입력 | 2024-06-20 03:00:00

중년의 치아교정 Q&A
교정술 발달로 최근 치료 사례 증가… 심미적 효과 좋고 잇몸 관리 쉬워져
치아 뒷면에도 교정기 달 수 있고 발치 안하면 1년 안에 교정 가능
풍치-당뇨병 등은 치료 후 진행을



이기준 연세대 치과대학장이 교정을 위해 찾아온 중년 남성 환자의 치아 상태를 확인하고 있다. 연세대 치과병원 제공



“나이 마흔이 넘었는데도 치아 교정이 가능한가요?”

최근 대학병원을 찾은 직장인 여성 최모 씨(45). 20대에는 약간 틀어진 앞니가 귀엽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나이가 들고 앞니가 더 틀어지면서 말할 때 입을 가리거나 식사 자리를 피하는 일이 잦아졌다고 한다. 최 씨는 “속상한 마음에 여러 치과를 방문해 상담했는데 잇몸도 안 좋고 나이도 있으니 치아 교정까지 받는 건 무리라고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 교정술이 발달하며 중년도 치아 교정을 받는 사례가 많아졌다. 연세대 이기준 치과대학장과 치대병원 교정과 최재훈 교수를 만나 중년 치아 교정에 대해 자세히 알아봤다.

―치아 교정을 원하는 중년이 얼마나 늘고 있나.

“제 환자들을 조사해 보니 치아 교정 진단을 받은 50대 이상이 2019년 105명에서 2023년 201명으로 두 배가량이 됐다. 교정 치료에 대해 문의하는 중년도 체감상 많이 늘고 있다. 다른 교정과 교수들에게 물어도 마찬가지였다.”(최 교수)

―중년이 교정 치료를 받을 때 장점이 뭔가.

이기준 연세대 치과대학장

“가지런한 치열을 얻을 수 있어 자신있게 웃을 수 있고 더 젊어 보인다. 또 중년이 되면 치아가 틀어져 있어 양치질을 하기 어려운 사례도 많다. 치아 사이에 번번이 음식물이 끼면서 잇몸도 나빠진다. 교정을 통해 가지런한 치열을 만들면 칫솔질을 더 쉽고 수월하게 할 수 있어 장단기적으로 잇몸 관리를 더 잘할 수 있다.”(이 학장)

―나이 때문에 치아 교정 치료가 가능할까 걱정도 있다.

“나이 때문에 치아 교정 치료가 불가능하거나 어려운 건 아니다. 다만 보통 ‘풍치’라고 부르는 잇몸병을 갖고 있거나 골다공증, 당뇨병 등의 약을 복용하는 사례는 주치의와 상담이 필요하다. 당장 잇몸에서 피가 나거나 치조골이 무너지는 치주 질환이 있다면 적절히 치료한 후 잇몸이 안정화됐다고 판단할 때 교정 치료가 가능하다. 골다공증 약을 꾸준히 복용하는 경우 약이 치아 이동을 느리게 하는 경우가 있으므로 주치의와 상의해 영향을 적게 주는 약으로 변경한 후 치아 교정을 할 수 있다. 당뇨병 약을 복용해도 약으로 적절히 조절하면 담당 주치의와 상의해 치아 교정이 가능하다.”(이 학장)

―오랫동안 치아 교정기를 달아야 하나.

최재훈 연세대 교수 

“보통 2년 정도 교정기를 달아야 하지만 발치를 하지 않았다면 기간을 6개월∼1년으로 줄일 수 있다. 중장년이 선호하는 치아 교정 장치는 눈에 잘 띄지 않고 입안이 편안한 것이다. 치아 뒷면에 붙이는 장치나 밖으로 붙이더라도 매우 작은 사이즈로 둥글게 줄여서 이물감을 확 줄인 장치 등이 대표적이다. 최근 입안에서 끼웠다 뺐다 할 수 있는 투명 재질의 얇은 마우스피스 같은 투명교정기도 있다. 식사할 때 뺄 수 있어 불편이 많이 줄어든다.”(최 교수)

―치아 교정을 피해야 하는 경우가 있나.

“당뇨병 고혈압 류머티즘 질환 등이 있다면 먼저 해당 증상을 조절해야 한다. 이런 질환은 잇몸뼈를 쉽게 파괴하기 때문이다. 피가 나고 붓거나 염증으로 흔들리는 치아가 있는 진행성 잇몸 질환은 먼저 잇몸 치료를 받아 안정적인 상태로 만들어야 한다. 발치해 입매를 고치는 경우 투명교정기 등 편안한 장치보다 기존의 정교한 장치로 교정 치료를 받아야 한다.”(최 교수)

―치아 교정 뒤 어떻게 관리해야 하나.

“보기 좋게 배열된 치아는 관리하기 좋고 씹는 힘의 배분도 좋아지기 때문에 훨씬 편안하다. 그러나 아무리 보기 좋아도 칫솔질 등으로 꾸준히 관리하지 않으면 잇몸이 나빠진다. 아울러 꾸준하게 정기 검진을 받는 것도 중요하다.”(이 학장)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