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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의회 대표단, 달라이 라마 만나… ‘티베트 독립’ 놓고 美中 갈등 예고

입력 | 2024-06-20 03:00:00

펠로시 “티베트 자유 제대로 인식”
시진핑은 티베트인 거주지역 찾아



이마 맞대고 인사 마이클 매콜 미국 하원 외교위원장(왼쪽)이 19일 티베트 망명정부가 있는 인도 다람살라에서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와 이마를 맞대며 인사하고 있다. 중국은 매콜 위원장,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 등 미 의회 대표단과 달라이 라마의 이날 회동을 두고 “내정 간섭을 중단하라”며 반발했다. 다람살라=AP 뉴시스



미국 집권 민주당과 야당 공화당 의원들이 초당적으로 구성한 미 의회 대표단이 중국의 거센 반대에도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를 19일 만났다. 하루 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티베트인이 많이 거주해 ‘리틀 티베트’로 불리는 서부 칭하이성 시닝을 찾았다. 티베트를 둘러싼 미중 갈등이 고조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공화당 소속 마이클 매콜 미 하원 외교위원장, 민주당 소속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 등 의원 7명으로 구성된 미 의회 대표단은 19일 인도 북부 다람살라에서 달라이 라마를 만났다. 다람살라는 중국의 압박을 피해 인도로 온 달라이 라마가 1959년 티베트 망명정부를 세운 곳이다.

이날 회동에서는 앞서 12일 미 하원을 통과한 ‘티베트·중국 분쟁 해결법’에 대한 논의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법안은 티베트가 예로부터 중국 영토였다는 중국의 주장을 부정하고, 티베트에 대한 허위·왜곡 주장에 대응하기 위한 자금을 지원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 지난달 상원도 통과한 터라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서명하면 즉시 발효된다.

이날 양측의 회동 장소 부근에는 미 성조기와 티베트기를 들고 티베트 독립을 지지한다는 뜻을 밝힌 많은 시민들이 자리했다. 이에 펠로시 전 의장 또한 회동 후 “이 법안은 우리가 티베트의 자유 문제를 제대로 인식하고 있다는 메시지”라며 중국을 압박했다.

또한 그는 달라이 라마를 만난 것이 “축복이자 영광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직 하원의장이던 2022년 8월 대만을 전격 방문했다. 이에 중국 또한 사실상 대만을 포위하는 군사 훈련을 실시하며 양국 갈등이 고조됐다.

시 주석은 18일 시닝의 티베트 불교사원, 현지 학교 등을 방문했다. 칭하이성은 중국이 티베트를 부르는 명칭인 ‘시짱(西藏)’ 자치구와 인접해 있다. 관영 신화통신은 시 주석이 티베트 불교 승려들에게 안내를 받는 사진을 게재하며 “티베트 불교의 애국심을 느꼈다”고 전했다. 중국 외교부 또한 미 대표단을 향해 “어떤 접촉도 하지 말라. 외부에 잘못된 신호를 보내는 것을 중단하라”고 경고했다.



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