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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구조조정 본격화… ‘온’ 오늘 임원 최대30% 감축

입력 | 2024-06-21 03:00:00

9개분기 적자 SK온 조직 통폐합
일부 임원, 이노베이션으로 이동
최고경영진 포함 다수 계열사 ‘수술’
최창원 “관리 가능한 범위로 조정”





9개 분기 연속 적자에 시달리고 있는 SK온을 비롯해 SK그룹 주요 계열사들에 대한 구조조정이 본격화됐다. 21일 구조조정 핵심에 있는 SK온을 시작으로 대폭 임원 감축 인사가 단행되는 한편 다수 계열사에서도 최고경영진을 포함한 전방위 구조조정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20일 재계에 따르면 21일 SK온과 SK이노베이션을 시작으로 그룹 주요 계열사 비정기 임원 인사가 시작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앞서 15일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부회장) 주재로 열린 글로벌전략위원회 회의에서 SK온 쇄신안이 보고됐다. 최 의장은 최근 주말 휴무 없이 ‘주 7일’ 출근해 그룹 구조조정안을 검토하며 “그룹 219개 자회사 등을 ‘span of control(관리 가능한 범위)’로 조정해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21일 SK온은 현재 임원의 최대 30%가량을 축소·이동시키는 한편 후속 조직 개편을 통해 기존 투자·사업 조직들에 대해 통폐합 작업에 나설 예정이다. 일부 임원은 20일 해임 통보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최재원 SK이노베이션 수석부회장이 영입한 것으로 알려진 성민석 SK온 최고사업책임자(CCO)는 19일 보직 해임됐다. 일부 임원의 경우 모회사 SK이노베이션으로 이동하면서 SK이노베이션 임원 일부 인사도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28, 29일 열리는 경영전략회의를 앞두고 계열사 구조조정안도 전방위적으로 검토 중이다. 현재로선 SK이노베이션이 SK E&S를 흡수합병하는 안이 유력안 중 하나로 떠올랐다. 현금 창출력이 좋은 발전 및 액화천연가스(LNG) 사업을 가진 SK E&S와 SK이노베이션을 합병해 SK이노베이션 부채 부담을 낮추는 동시에 SK㈜ 대주주인 최 회장의 자금 확보에도 기여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SK이노베이션이 SK E&S의 모회사인 SK㈜에 현금과 SK이노베이션 주식을 인수 대금으로 제공하고, 향후 배당을 확대할 경우 SK㈜가 추가로 수혜를 입는 구조다. 양 사의 중복 투자·사업 분야에 대한 정리도 이뤄질 수 있다.

다만 해당 안을 비롯해 유력 검토 중인 구조조정안들 모두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최종 결정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SK E&S는 SK㈜가 지분 90%를 보유하고 있지만, 외부 투자자가 우선매수청구권 등을 갖고 있어 최종 매각 결정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주가가 3년 새 반 토막 수준이 된 만큼 합병 비율 면에서 불리해 기존 주주 반대에 부딪히거나 배임 문제가 제기될 수도 있다. 당초 SK그룹은 SK온과 윤활유 자회사 SK엔무브의 합병안도 검토했으나 SK엔무브에 지분을 투자한 사모펀드(PEF) 측 반대가 커 좌초된 것으로 알려졌다.

비(非)에너지 부문에서도 SK텔레콤, SK스퀘어를 비롯한 주요 계열사들이 C레벨까지 포함해 구조조정, 임원 규모 축소에 나서면서 내부 진통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재계에 따르면 19일 그룹 방침에 따라 박성하 SK스퀘어 대표이사 사장 교체 방안이 논의됐으나 사외이사들의 반대에 부딪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 초 박경일 SK에코플랜트 대표이사는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물러났다.

계열사별 자회사 정리 작업도 이어지고 있다. 20일 SK네트웍스는 SK렌터카 지분 100%를 PEF인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에 8200억 원에 매각한다고 밝혔다. SK네트웍스는 SK㈜가 지분 43.9%를 보유한 계열사다.

재계 관계자는 “계열사별 검토 작업이 끝나가면서 그룹발 구조조정안의 윤곽이 만들어지고 있다”며 “인원 감축, 조직 정리가 이어지며 연말까지는 내부 진통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