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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한 물-에너지’ 머리 맞댄 韓美 석학들

입력 | 2024-06-21 03:00:00

2024 예일대-고려대 포럼 국내 개최
기후변화속 수자원 확보 혁신기술
태양에너지 포획-저장 기술 등 소개
“전공 초월한 연구협력 확대 긍정적”



20일 오후 서울 성북구 고려대 백주년기념관에서 열린 ‘2024 예일대-고려대 포럼’에서 게리 브루드비그 예일대 화학환경공학과 교수가 강연을 하고 있다. 이번 포럼은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에너지·물 기후기술 혁신’을 주제로 열렸다.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현재 시스템으로 ‘물’을 계속 지킬 수 있을까요?”

김재홍 예일대 화학환경공학과 교수는 20일 오후 서울 성북구 고려대 백주년기념관에서 열린 ‘2024 예일대-고려대 포럼’에서 “대도시를 중심으로 인구가 늘며 물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수자원 관련) 기존 인프라는 점점 낡아지면서 기후변화와 환경오염으로 인한 ‘수자원 소실’이라는 문제에 당면해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고려대 학생과 교수 등 100여 명은 강연을 하나도 놓치지 않으려는 듯 진중한 표정으로 귀를 기울였다.

김 교수는 지속적으로 수자원을 확보할 수 있는 혁신기술도 소개했다. 특히 수질 정화 기술과 시설이 부족한 아프리카 국가들을 위해 김 교수가 개발한 ‘식용염색약’이 관심을 모았다. 이 국가들은 물을 햇빛 아래 장시간 두는 방식으로 물을 정화하고 바이러스를 제거하는데, 바이러스가 모두 제거되면 투명해지는 식용염색약을 활용할 경우 물이 깨끗해졌는지 여부를 쉽게 판단할 수 있다는 설명이었다. 김 교수는 미국 일리노이대 환경공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뒤 2015년부터 예일대 교수로 재직 중이다.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에너지·물 기후기술 혁신’이란 주제로 열린 이날 포럼은 기후변화에 따른 수자원 고갈과 농업생산성 하락 등의 문제를 해결하고, 물·에너지 인프라 혁신기술을 공유하기 위해 마련됐다. 예일대-고려대 포럼은 지난해 예일대에서 ‘한류’를 주제로 열린 데 이어 이날이 두 번째다.

두 번째 연사로 나선 게리 브루드비그 예일대 화학환경공학과 교수는 “우리가 현재 사용하는 에너지는 대부분 화석연료를 통해 얻는데, 이상고온 현상 등 많은 문제를 낳는다”며 “많은 연구자들은 태양에너지가 가장 잠재력 있는 에너지라는 사실에 동의한다”고 밝혔다. 그는 태양광 연계 그린수소 생산 시스템 분야를 개척한 것으로 평가받는 세계적 석학이다. 브루드비그 교수는 태양에너지를 효율적으로 포획하고 저장하는 기술도 소개했다. 고려대에선 건축사회환경공학부의 홍승관 노준홍 교수, 화공생명공학과 임상혁 교수가 물·에너지 관련 연구성과를 발표했다.

발표 후에는 물·에너지 문제 해결 방안에 대한 대담회가 진행됐다. 브루드비그 교수는 연구성과를 실생활에 어떻게 적용할 것인지 묻는 질문에 “기업가 정신을 가진 연구자들이 결과물을 바탕으로 사업을 시작한다면 효과적으로 접점이 만들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김 교수는 대담회에서 “물과 에너지의 문제에 관해 학문 분야를 가리지 않고 연구 협력이 늘어가는 점은 긍정적인 변화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김동원 고려대 총장은 “이번 포럼이 의미 있는 대화를 촉진하고, 혁신적인 사고를 고취하며, 예일대와 고려대의 유대감을 강화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