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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수낵 총리, 보수당의 “총선날짜 도박 의혹”에 격분…도박위 수사중

입력 | 2024-06-21 09:39:00

보수당 의원후보 남편이 선거본부장..내부정보 여부 수사
노동당에 지지율 뒤진 보수당, ‘도박게이트’로 악재 겹쳐



ⓒ뉴시스


리시 수낵 영국총리가 최근 보수당 의원들의 내부 정보를 이용한 “총선날짜 맞추기 도박 의혹”에 대해 격분했다고 밝히면서 20일(현지시간 ) 거기에 연루된 의원들을 출당시키겠다고 선언했다.

수낵 총리는 이 날 BBC와의 인터뷰에서 보수당 정치인들이 자신이 밝혔던 7월 4일 선거 날짜를 두고 돈을 걸고 도박을 했다는 소식에 “ 믿어지지 않을 만큼 격분했다”고 거듭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누구든지 위법 사실이 밝혀지면 법률이 정한 최고의 처벌에 직면할 것”이라고 말했다.

20일 BBC 방송은 규제 당국인 도박위원회가 ‘총선 날짜’과 관련한 도박 의혹에 대해 브리스틀 노스웨스트 지역구의 보수당 후보인 로라 손더스를 조사 중이라고 보도했다.

위원회는 리시 수낵 총리의 의회 보좌관으로 일했던 크레이그 윌리엄스도 체포해서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낵은 이에 대해 “ 도박 관련법에 따라 당국의 수사를 받는 것은 적절하다”면서 “누구든지 법을 위반한 사람은 법적으로 처벌 받는 것 이외에 내가 직접 그들을 보수당에서 퇴출 시킬 것이다”라고 말했다.

총선을 불과 2주일 앞둔 시점에서 보수당이 여론조사에서 20% 포인트나 뒤지고 있는 상황에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것은 수낵 총리에게는 최악의 경험일 수 있다.

BBC에 따르면 영국 도박위원회가 보수당 의원 후보들의 선거일자 맞추기 도박 의혹을 수사하기 시작한 뒤로 마이클 고브 내무장관은 방송기자에게 “만약에 누구든 정당의 내부 정보를 이용해서 선거 날짜 도박에 돈을 걸었다면 그것은 큰 범죄”라고 대답한 바 있다.

그러면서 그는 “현재 수사 중인 사건이어서 자세히 밝힐 수는 없지만 그것이 범죄이며 비난 받아 마땅한 잘못이라는 큰 원칙은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수낵 총리는 지난 5월 22일에 갑자기 이번 총선을 7월 4일에 조기 실시하겠다고 발표했다.

당시엔 모두가 가을에나 총선이 실시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기에 여당인 보수당 의원들 조차도 그 발표에 모두 놀랐고 정말 7월 4일에 선거가 치러질 것인지에 큰 관심이 집중되었다.

영국 선거법에 따르면 총선 날짜는 총리가 직권으로 이전 총선으로부터 5년 이내의 날짜를 결정, 발표할 수 있다. 수낵 총리는 2025년 1월 안에만 날짜를 발표하면 되므로 보수당 내에서 조차 수낵이 정한 날짜가 너무 이른게 아니냐는 비판이 무성했다.

영국의 PA통신과 BBC등은 로라 손더스 보수당 의원 후보가 날짜 도박에 나선 것은 남편인 토니 리가 보수당 선거본부장이어서 내부 정보를 믿고 그런 게 아닌가 하는 의혹을 보도했다.

손더스의 변호인은 손더스가 도박위원회의 수사에 적극 협조하고 있으며 그 이상은 수사 중인 사건이어서 더 발표할 만한 사안이 없다고 말했다.

보수당은 이에 대해 위원회 수사를 지켜보겠다며 , 리 본부장은 19일 당무를 떠나 휴가를 냈기 때문에 발표할게 없다는 입장이다.

수낵 총리의 경호를 맡은 경찰 보디가드들도 선거일 맞추기 도박과 관련해서 19일 부터 수사를 받기 시작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총리를 곤경에 처하게 했다.

런던 시경은 특별 경호원 중 한 명도 17일 이 문제로 인해 공직자 직권 남용 혐의로 체포된 사실을 뒤늦게 발표했다.

영국에서는 스포츠에서 부터 국가 선거에 이르기까지 모든 방면에서 돈을 거는 도박이 성행하고 있다. 이에 대한 도박꾼들의 맞추기 내기도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정부기관 등의 내부 정보를 이용한 배팅은 범죄행위로 법에 의해 처벌된다.

[런던= AP/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