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권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는 가운데 또 다시 당권 주자 간 ‘윤심’(尹心·윤석열 대통령의 의중) 논쟁이 부각되고 있다. 지난해 3·8전당대회에서 ‘친윤(친윤석열) 김기현 대표’를 사실상 결정했던 윤심이 다음 달 23일 열리는 전당대회에도 영향을 끼칠 것이란 예측이 나오자 윤심을 앞세워 표를 확장하려는 후보와 이를 비판하는 후보 등 윤심 논쟁이 가열되고 있다. 대통령실은 “대통령은 전대에 출마하는 어떤 후보들에 대해서도 똑같은 대우를 할 것이라는 입장”이라며 원론적 반응을 내놨다.
나경원 의원과 원희룡 전 장관 2016.8.17. 뉴스1
21일 나경원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줄 세우고, 줄 서고, 대통령실을 팔거나. 제2 연판장 같은 사건이 있어서는 안 된다”며 “지금 형국이 ‘제2의 연판장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게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나 의원은 지난해 전당대회에서 친윤 초선들의 ‘연판장’ 압박에 전당대회 불출마를 선언했었다. 전날(20일)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의 출마 선언 뒤 ‘친윤 지원설’이 나오자 견제에 나선 것이다. 원 전 장관 출마 선언 전에는 나 의원과 친윤 진영 간 연대설이 나오기도 했다. 나 의원은 오후 전체 당원의 약 40%가 모인 대구·경북을 찾아 표심 잡기에 나섰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위원장직 사퇴 입장을 밝히고 있다. (공동취재) 2024.4.11
한 전 위원장 측도 윤심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 친한(친한동훈)계 의원은 “한 전 위원장과 대통령의 관계를 적대시하려는 세력이 있다”며 “대통령과 한 전 위원장이 함께한 20년의 세월이 사라지겠느냐”고 말했다. 한 전 위원장은 전날 대통령과의 통화 사실을 공개하면서 ‘윤-한 갈등’ 우려 불식을 시도하기도 했다. 이에 한 친윤 핵심 의원은 “한 전 위원장은 반윤 후보다. 대통령을 욕할 때는 언제고 이제 와서 이용하느냐”고 주장했다.
나 의원과 한 전 위원장, 원 전 장관은 23일 국회 소통관에서 각각 오후 1시부터 1시간 간격으로 차례로 출마 기자회견을 연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이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7·.23 전당대회 출마와 관련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윤 의원은 이날 SNS를 통해 21일 자신의 지역구인 인천 미추홀구 용현시장 내 중앙부 공터에서 당대표 출마 기자회견을 진행한다고 밝혔다.2024.6.20. 뉴스1
유승민 전 의원은 이날 “무의미한 도전이라고 결론 내렸다. 변하지 않으면 망한다는 절박함이 시작될 때 저의 역할을 다하겠다”며 전당대회 불출마를 선언했다.
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