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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일조선인 학교 앞 “독도는 일본땅” 도배된 포스터…무슨 일?

입력 | 2024-06-22 06:53:00

ⓒ뉴시스


재일조선인의 자녀들이 교육받는 조선학교 앞에 “독도는 일본 고유의 영토”라고 주장하는 포스터가 일본 도쿄 도지사 선거 공식 후보자 게시판에 설치됐다.

‘NHK로부터 국민을 지키는 당(NHK당)’ 당원이라고 밝힌 한 남성 A씨는 20일 자신의 개인 SNS 계정에 “다케시마(일본의 일방적 독도 표기법)는 일본의 영토”라고 적힌 포스터 24장이 게시판에 붙어있는 사진을 올렸다.

A씨는 “선거 포스터를 멋대로 벗기거나 훼손하는 경우 공직선거법 위반(선거의 자유 방해죄)으로 검거된다”는 경고 문구도 덧붙였다.

이 포스터가 붙은 게시판은 도쿄도 선거관리위원회가 관리하는 공식 설치물로 조선학교 앞에 설치돼 있다.

NHK당은 다른 게시판에도 “북한에 납치된 모든 납치 피해자를 당장 돌려내라”는 문구가 적힌 포스터를 도배하기도 했다. NHK당이 지지자들에게 모금을 받고 포스터 게시판을 빌려주기 때문이다.

이 게시판은 NHK당이 독점 사용하도록 돼 있는데 NHK당은 지지자들에게 게시판 한 곳당 2만5000엔(약 22만원)의 기부금을 받고 기부자가 원하는 포스터를 붙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 자리는 원래 NHK당이 내세운 19명의 공인 후보와 관련 단체 5명 등 24명의 포스터가 붙어야 할 자리다. 선거 관련 공식 설치물을 NHK당이 돈 받고 사설 광고판으로 쓴 셈이다.

논란이 일자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正) 관방장관은 기자회견에서 해당 도쿄 지사 선거 포스터 게시판 악용을 제지하고 나섰다. 그는 게시판에 대해 “후보자 본인의 선거 포스터를 전시하기 위해 설치한 공간으로 후보자 이외의 사람이 사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허위정보가 유포되면 선거법상 처벌받을 수 있고 다른 법령을 위반하면 해당 법령에 의해 처벌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조선학교는 재일조선인의 자녀들이 모국어인 한국어 수업을 수강하고 민족 교육을 받기 위한 교육 시설이다. 일본에는 이런 게시판 장사를 막을 수 있는 규정이 없다. 선거 포스터 내용을 직접 제한하는 조항이 없기 때문이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