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한국항공우주산업) 고지대 인원-화물 공수 등 지원하고, 산악 지형의 한반도 전역 작전 수행 조종사 생존성-임무 수행력 높아져 마린온 기반 상륙공격헬기-소해헬기… 유-무인복합체계 개발에도 매진
육군3야전군사령부 15항공단 수리온. 육군 제공
최종호기가 납품됐지만 수리온의 진화는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KAI는 해병대 상륙기동헬기 마린온(MUH-1)을 기반으로 각각 공격과 기뢰 탐지·제거라는 특수 임무를 더한 상륙공격헬기(MAH)와 소해헬기(MCH)를 개발 중이다. 나아가 수리온을 기반으로 회전익에 적용될 유·무인복합체계도 개발하고 있어 국산 헬기의 경쟁력은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수리온 국내 250여 대의 군·관용 헬기 맹활약
수리온(KUH-1).
육군의 항공 전력은 수리온 헬기 운용 전과 후로 나뉜다. 수리온 전력화가 항공 전력 현대화에 큰 발전을 가져왔기 때문이다. 육군은 수리온을 배치해 재래식 헬기를 첨단 항공전자 장비를 장착한 현대식 헬기로 교체했다. 이를 통해 조종사의 생존성과 임무 수행력은 높아지고 피로도는 낮아졌다.
특히 군 요구도 충족을 고려한 설계와 해석, 시험 평가 등을 진행한 덕분에 백두산을 포함한 한반도 전역에서 항공 작전 수행이 가능하며 고지대 인원·화물 공수 등 각종 지원 임무도 가능한 명실상부 다목적 헬기다. 약 2700시간의 비행 시험과 총 275항목에 대한 비행시험 평가를 완수한 끝에 2010년 초도 양산 계약을 체결하고 2013년 육군에 전력화됐다. 기술적 난도로 인해 개발 진입장벽이 높은 헬기 개발을 국내 최초로 하다 보니 예상치 못한 문제로 위기가 닥치기도 했다. 그러나 비 온 뒤에 땅이 굳어진다는 말처럼 역경은 수리온을 더욱 단단하게 만들었다. 특히 지난 11년간 운용하며 개선점을 파악해 KAI와 끊임없이 소통해 완성도를 높여온 군의 도움이 컸다. 군과 소통을 통해 하나둘씩 문제점을 개선해 나간 결과 수리온은 육군을 대표하는 기동헬기로 거듭나 운용되고 있다.
수리온 파생형.
마린온은 2013년부터 2015년까지 체계 개발을 완료했고 2017년 12월 해병대에 1호기 납품을 시작해 2023년 6월 전력화가 완료됐다. 해병대 상륙작전 수행 능력을 혁신적으로 끌어올린 마린온은 해상 및 함상에서의 운용이 쉽도록 특화돼 있으며 해양 작전 환경에서의 운용을 고려해 기체 방염 등 부식 방지 기술도 적용됐다.
마린온 기반 상륙공격헬기·소해헬기 개발
KAI는 마린온을 기반으로 LAH(소형무장헬기) 사업을 통해 확보한 최신 항전 무장체계가 적용될 상륙공격헬기와 ‘바다의 지뢰’인 기뢰를 전문적으로 탐지하고 제거하는 소해헬기도 2026년까지 개발 중이다.
해병대로 전력화될 상륙공격헬기는 보조연료탱크, 내해수 처리 등 해상과 함상 운용 능력이 입증된 상륙기동헬기 마린온을 기반으로 무장 시스템이 통합돼 서해 5도 최북단에서 북한군에 맞서고 있는 해병대에 유사시 즉시 대응할 수 있는 강력한 공격 능력을 제공할 예정이다.
소해헬기는 수중에 설치된 적 기뢰를 신속하게 탐지·제거함으로써 해군 전투함의 기동 환경을 개척하는 임무를 수행할 예정으로 레이저기뢰탐색장비(ALMDS), 수중자율기뢰탐색체(AUV), 무인기뢰처리장비(AMNS) 등의 첨단 장비가 탑재된다. 두 기종은 대한민국 해군과 해병대의 핵심 항공 전력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러시아산 헬기를 운용 중인 국가들은 부품 수급 및 후속 지원 등 운용 유지에 많은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이 때문에 국산 항공기 KT-1, T-50, FA-50을 운용 중인 국가들은 러시아 헬기를 대체할 기종으로 한국군과 한국 정부 기관에서 성능이 검증됐을 뿐 아니라 가성비가 뛰어난 한국산 헬기를 선호하고 있다. 특히 다목적전투기 FA-50이 2022년 폴란드, 2023년 말레이시아로 연이어 수출 계약이 성사되고 이와 함께 LAH와 한국형 차세대 전투기 KF-21 보라매의 성공적인 개발이 알려지면서 세계적으로 헬기를 포함한 한국산 항공기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수리온 전력화 11년을 맞이한 시점에서 그동안의 성공 DNA를 기반으로 상륙공격헬기·소해헬기라는 특수 임무 헬기의 성공적인 개발은 물론 국산 헬기 첫 수출이라는 대한민국 항공산업 역사에 한 획을 긋게 될 대업이 기대되는 이유다.
황해선 기자 hhs255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