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LVS, 'BLAU PAUSE' 개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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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에드워드 호퍼의 그림 같은 독일 화가 악셀 크라우제의 개인전이 서울에서 열린다.
현대인의 고독을 다룬 호퍼의 풍경처럼 보이지만 다르다. 크라우제의 작품은 기이한 초현실적인 분위기가 깔려있다.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 갤러리LVS는 한국에서 7년 만에 여는 악셀 크라우제의 ‘BLAU PAUSE’전을 오는 7월4일부터 펼친다.
네오 라우흐, 크리스토프 루크헤베를레, 마티아스 와이셔 등과 동시대 작가로 정제된 색채와 사실적이고 초현실적인 장면을 내러티브로 전개한다.
동서 분단의 환경이 악셀 크라우제의 기이한 화풍을 만들었다. 베를린 장벽까지 정치적 억압과 불황이 만연한 감시체제 사회 속에서 성장하고 생활했다. 1958년 동독 할레에서 태어나 기술공, 군인, 백화점 데코레이터, 라이프치히 오페라 회화실의 연극 화가 등 다양한 직업을 수행하며 청년기를 보냈다. 1981년 라이프치히 대학에서 회화를 전공했고, 폴커 슈텔츠만, 아르노 링크와 같은 라이프치히 화파 2세대를 사사했다.
억압의 정치 상황의 혼돈 속에서 대형 포팻의 회화를 제작하면서 기쁨과 해방감을 느꼈다는 그는 “내면의 예술적인 힘에 동화되었고, 고통스러운 상황을 초월하는 거대하고 긍정적인 활력을 예술에서 발견했다.”
그의 작업에 보이는 창은 악셀 크라우제의 회화적 세계관이 함축되어 있다. 안팎 즉 서로 다른 세계를 연결하는 문이자, 무엇이든 될 수 있는 장치다. 실제로 베를린 장벽 건설 발표 이후 많은 동베를린 시민들이 경계선 지역 건물 창문에서 뛰어내려 서베를린으로 탈출한 역사적 사례도 있기 때문에 그의 창문은 자유와 해방의 상징이자 현실을 관통하는 중요한 매개로 살펴볼 수 있다.
1990년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며 반전되는 분위기에 악셀의 그림도 변화했다. 갑갑한 사회를 표방했던 매개인 고치 대신, 모네의 ‘생타드레스의 테라스’ 를 재구성하여 젊은 연인과 테라스와 바다를 그린 작품을 발표했다.
끝을 알 수 없던 분단 사회가 예상치 못한 순간 막을 내림으로 써 찾아오는 심리적 변화를 표현했고, 마치 길을 잃고 갈래길의 낯선 이정표를 바라보는 막막하고 경직된 마음과 옛 기억에 대한 그리움, 미래에 대한 설렘이 교차하는 두 감정을 담아냈다. 이 작품으로 미국에서 장학금을 받아 한동안 오하이오주 콜럼버스에서 작업을 하기도 했다.
이번 한국에서 여는 개인전 전시명 ‘BLAU PAUSE’는 독일어로 청사진을 뜻한다.
작가 악셀은 “이 말을 직역한 표현도 함께 사용하여 밤과 우울을 떠올리게 하는 푸른색(Blau), 그리고 일시 중지 상태, 휴식을 취하는 멈춤(Pause)”이라고 설명했다.
전시명과 같은 작품 ‘BLAU PAUSE’는 직관적인 대비로 이루어진 화면이다. 원시적이고 적나라한 나신의 남녀와 단정하고 공적이며 현대적인 차림새의 여성, 서로 비례하지 않는 인물의 크기, 화면을 가득 채우는 분홍빛 공간과 거울에만 있는 푸른 벽의 단절감, 상반된 두 세계가 공존하며 묻고 있는 것 같다. 우리가 어디에 있으며, 어디로 가고 싶은 지를…
작가는 이번 전시에 과거와 현재의 작품을 모았다”며 “이 이미지들은 감정과 영혼의 편지이며, 잘 전달된다면 나와 관람자는 친밀하고 유대적인 관계로 연결되리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갤러리 LVS는 전시 개막전 오는 28일부터 7월3일까지 VIP 프리뷰를 연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