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어로스페이스 K9-천무 등 8조원 규모 수출계약… 작년 사상 최대 실적 기록하기도 ‘첨단 항공엔진’ 기술 개발에 전념… 다목적무인차량으로 美시장 도전
K9 자주포.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군비 확장 중인 폴란드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맺은 K9 자주포, 다연장 유도무기 천무 수출 계약 규모는 8조 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12월 K9 2차 실행 계약에 이어 올 4월 천무 2차 실행 계약도 체결했다. 이 계약까지 원활하게 발효된다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폴란드 측이 맺은 계약의 규모는 약 14조 원에 달하게 된다.
대표 무기체계의 안정적인 수출 확대
예정된 계약 물량이 원활하게 수출되면 점유율이 70%에 육박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최근에는 루마니아와 수출 계약 협상을 진행 중으로 계약 체결 시 K9 유저 클럽은 10개국으로 확대된다.
국산 엔진 확보는 호주 정부와 2023년 12월 공급 계약을 맺은 레드백 장갑차의 해외 수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레드백에는 K9 자주포와 동일한 1000마력 엔진이 탑재되기 때문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수출용으로 최초로 기획·개발한 무기체계인 레드백은 자주포와 장갑차 등 지상 장비 분야에서 축적한 기술과 경험으로 개발됐다.
통상 국내 군의 소요에 맞춰 개발하는 것과 달리 처음부터 해외 수출을 목표로 상대국이 요구하는 사양을 빠른 시일 내에 맞춰 전략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수출 시스템을 만든 것이다.
엔진 국산화 최우선… 항공엔진 개발 박차
업계 추산에 따르면 첨단 항공엔진 개발에는 3조∼4조 원이 투입돼야 하는데 개발 완료 후 직접적인 경제 효과는 2∼3배의 부가가치를 낼 수 있는 것으로 전망된다. 부품, 소재 등 관련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연간 수십조 원 이상이 될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수입 의존에서 벗어나 항공엔진 기술개발에 뛰어들어야 하는 이유는 항공엔진 수입·수출은 더욱 어려워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현재 전투기 장착 엔진 개발 기술을 가진 국가는 미국, 영국, 프랑스, 러시아, 우크라이나, 중국 등에 불과하다. 선진국들은 미사일 기술통제체제(MTCR), 국제무기거래규정(ITAR), 수출관리규정(EAR) 등 각종 규제에 따라 엔진 관련 기술 이전과 수출을 엄격하게 통제하고 있다.
최근 5세대 전투기의 첫 시험 비행에 성공한 튀르키예도 미국 GE사의 F-110 엔진을 장착하고 있지만 2028년 자체 개발 엔진의 국내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일본도 2차 세계대전 이후 정부의 강력한 지원하에 독자 개발을 진행 중이다. 중국도 우크라이나 엔진업체 인수 실패 이후 내수시장을 기반으로 독자 엔진을 확보한 상태다.
또한 독자 엔진을 개발하면 더욱 치열해질 수 있는 6세대 전투기 글로벌 경쟁에도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향후 6세대 전투기는 AI 기반 자율화, 유무인 복합운용, 레이저 무기 탑재 등 4차 산업혁명 주요 기술이 종합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항공엔진 개발은 미래에 대비하기 위한 숙명”이라며 “고효율, 고신뢰성의 엔진 기술을 확보해야만 주변국의 기술 확보 수준에 대응해 안보 주권, 경제적 이익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수출 시장 입지 강화를 위한 노력
아울러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수출 시장 내 입지를 강화하기 위한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해외 현지 법인과 지사를 거점으로 수출 확대에 나서겠다는 것. 이를 통해 K9과 천무, 레드백, 다목적 무인차량 등 수출 품목을 다변화하고 해외시장을 적극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세계 최대의 방위산업 시장인 미국에서는 소형 다목적 무인차량 시장에 도전 중이다. 최첨단기술로 미래 전장에 대비하는 글로벌 톱티어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것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자체 개발한 다목적 무인차량인 아리온스멧 기술을 기반으로 미 육군이 요구하는 다양한 지형에서 주행이 가능한 하이브리드형 다목적 무인차량 플랫폼 개발을 지원한다.
아리온스멧은 이미 지난해 12월 하와이 미 해병대 기지에서 실시된 해외 비교 성능 시험(FCT)에 참여해 다양한 자율주행 기능과 운송 능력 등을 인정받았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측은 미국 S-MET 사업 도전을 통해 아리온스멧도 기술적으로 한 단계 더 도약할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김신아 기자 si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