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 로봇 활용 늘고 있지만 투자자 33% “신뢰 안해” 문화적 성향 차이 고려해야
재테크에 관심이 많은 젊은층이 늘고 있지만 투자 경험이 부족한 젊은 투자자들이 좋은 성적을 거두기는 쉽지 않다. 최근 주목받는 서비스는 ‘재무 로보 어드바이저(Financial Robot Advisors·FRA)’다.
FRA는 젊은 투자자들에게 저렴한 비용으로 각종 재무 서비스를 제공한다. 짧은 시간에 수많은 사용자를 확보한 미국의 핀테크 플랫폼 로빈후드의 FRA 서비스가 대표적인 예다. 하지만 자동화된 투자 자문 서비스에 대한 신뢰는 상대적으로 낮은 상태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투자자 중 33%가 FRA를 신뢰하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대다수 투자자가 인간 전문가의 개입이 있을 때 투자 조언에 더욱 신뢰가 간다고 말했다. FRA가 투자 시장에 정착하려면 기술 발전과 더불어 투자자와의 효과적인 신뢰 구축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
투자자의 신뢰는 어떻게 얻을 수 있을까. 미드스웨덴대 연구팀은 젊은 투자자의 FRA에 대한 초기 신뢰 형성 과정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무엇인지, 초기 신뢰와 FRA 사용 의지 사이에는 어떤 상관 관계가 있는지 분석했다. 연구는 말레이시아와 스웨덴의 18∼29세 개인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온라인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했다. 총 387명의 참여자는 채권이나 주식을 거래해 본 경험은 있었지만 FRA 사용 경험은 많지 않았다. 연구팀은 먼저 요인 분석을 통해 신뢰 성향, 개인주의, 불확실성 회피, 성과 기대감, 노력 기대감, 사회적 영향, 촉진 조건, 쾌락적 동기 및 가격 가치가 초기 신뢰 형성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요인임을 식별해 냈다.
사회적 영향, 촉진 조건, 가격 가치는 두 국가 사이에 다르게 나타났다. 말레이시아에서는 사회적 영향이 초기 신뢰 형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지만 스웨덴에서는 영향력이 관찰되지 않았다. 반대로 촉진 조건과 가격 가치의 영향력은 스웨덴에서는 긍정적으로 작용했지만 말레이시아에서는 초기 신뢰 형성에 영향이 적었다. 또한 말레이시아에서는 노력 기대감이 초기 신뢰에 상대적으로 영향력을 크게 미쳤으나 스웨덴에서는 영향력이 낮았다. FRA 초기 신뢰와 FRA 사용 의지 사이의 관계에서는 말레이시아와 스웨덴 모두에서 초기 신뢰가 높아질수록 FRA 사용 의지도 높아졌다.
결국 FRA에 대한 신뢰를 형성하는 데 문화권마다 투자자들이 서로 다른 심리적 요인과 기대치를 가지며 글로벌 금융 환경에서 FRA의 성장을 도모하려면 문화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을 이 연구가 보여준다.
곽승욱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 swkwag@sookmyung
정리=장재웅 기자 jwoong04@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