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호진 국가안보실장. 2024.6.2 뉴스1
장호진 국가안보실장은 23일 북한이 ‘대남 절연’에 나선 것에 관해 “그동안 자기네들이 거짓말을 했다는 것을 사실상 다 밝히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장 실장은 이날 오전 KBS 일요진단에 출연해 “거슬러 올라가며 연초 북한이 민족과 통일을 부인하는데 당시 제가 보기에는 되게 이상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장 실장은 “세습 독재 체제가 유지되는 논리적 기반이 미 제국주의에 시달리는 남한 주민 구하기다”며 “남한 정부는 미 제국주의의 괴뢰라는 건데 하루아침에 그 사명을 부정하고 남한을 제1의 주적이라고 했다”고 말했다.
장 실장은 “이게 과연 정치적으로 북한 내에서 버틸 수 있는지 이상해서 국책연구기관을 포함해 북한과 직접접촉이 비교적 가능한 중국이나 러시아 싱크탱크를 싹 다 훑어봤다”고 했다.
이어 “그때 나온 얘기가 세습 독재를 지키기 위해 핵을 개발하고 난리 치는데 북한 주민의 남한에 대한 동경, 한류의 영향 이런 게 지금 체제 위협 요인으로 다다라서 그걸 차단해야 하는 사정이라는 분석이 나왔다”고 했다.
대남 절연이 북한 정권에는 핵 개발에 비견되는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는 설명으로 풀이된다.
장 실장은 북한이 대남 오물풍선을 계속 살포하는 이유를 두고는 “대북 전단이 자꾸 오면 절연이 안 된다”고 설명했다.
최근 북한군이 군사분계선(MDL)을 넘어오는 일이 잦은 것과 관련해서는 “작업 인원이 단순 월경하는 경우가 느는 것 같다”면서도 “다른 시사점이 있을 수 있는지 주시하고 있다”고 했다.
북한 군이 비무장지대(DMZ) 일대에 건설 중인 수백 미터 길이 콘크리트 구조물은 대전차방벽으로 판단했다.
장 실장은 “작업 형태나 규모를 봤을 때 접경 지역에서 북한군이나 주민의 귀순을 차단하기 위한 남북 간 절연 목적이 더 큰 것으로 봐야 한다”면서 “벽 뒤에 흙담을 쌓아놔 대전차방벽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장 실장은 “전술적 차원에서 일정한 장소 몇 군데에 설치하는 대전차방벽인지 아주 길게 장벽 기능을 위해 설치하는 것인지는 작업 동향을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장 실장은 “북한 도발을 먼저 꾸짖어야 한다”며 “남북한이 모두 조심해야 한다거나 양비론처럼 얘기하면 북한이 상당히 안이한 인식을 가질 수 있고 오히려 국민 안전과 안보에 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