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전국서 산사태 2410건 발생 장비-인력 추가 투입해 복구 전념 장마철 앞두고 취약 지역 점검도
“집 앞을 막아준 나무가 아니었으면 토사에 집이 통째로 쓸려 갔을 겁니다.”
19일 충남 공주시 사곡면 회학리에서 만난 정재만 씨(74)는 지난해 7월, 3대째 사는 집 앞까지 덮친 사태를 떠올리며 이렇게 말했다. 이곳은 당시 사흘 동안 500mm 넘는 비가 내려 계곡을 따라 사태가 일어났다. 정 씨는 “천둥이 들리더니 검붉은 토사와 함께 집채만 한 돌이 쉼 없이 굴러 왔다. 나무가 집 앞을 막아줘서 살았다”고 했다. 마을은 사태로 축구장 2.5개를 합친 넓이의 1.9ha(헥타르)가 무너져 내렸다. 이날 현장에서는 막바지 복구 공사가 한창이었다. 깊게 파인 계곡에 물길을 내 돌을 쌓고, 토사를 잡아주며 물 속도를 늦추는 사방댐 2개가 만들어졌다. 정 씨는 “올해는 사태 걱정을 한시름 덜었다”고 말했다.
산림청은 올 장마를 앞두고 지난해 산사태 피해가 난 지역을 신속하게 복구하기 위해 이달 말까지 장비와 인력을 추가 투입한다고 23일 밝혔다. 지난해 전국에서 발생한 산사태는 모두 2410건, 피해 면적은 459㏊였다. 복구비 1208억 원이 들어갔다.
김태영 기자 liv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