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 분수대에서 어린이들이 물놀이를 하며 무더운 휴일을 보내고 있다. 2024.06.23.[서울=뉴시스]
● 서울 117년 만에 가장 빠른 열대야
23일 기상청은 21일 밤~22일 아침 서울에 올 들어 첫 열대야가 찾아왔다고 밝혔다. 밤새 최저기온이 25도 아래로 안 떨어지면 열대야로 인정되는데 이날은 22일 오전 2시 29분 25.1도가 가장 낮은 기온이었다.
서울의 첫 열대야 시기는 매년 앞당겨지고 있다. 2020년에는 8월 4일이었지만 2021년엔 7월 12일로 한 달 가까이 빨라졌다. 2022년 사상 처음으로 6월에 열대야가 관측됐고, 올해까지 3년 연속 ‘6월 첫 열대야’를 기록했다.
6월 폭염 일수는 이달 23일까지 2.7일로 집계됐다. 1973년 전국 기상 관측 개시 이후 6월 최다 폭염 일수(2020년 1.9일)를 이미 넘어섰다. 유럽연합(EU) 코페르니쿠스기후변화서비스에 따르면 지구 평균 기온은 지난해 6월부터 지난달까지 12개월 연속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했는데 이번 달도 기록 경신이 유력하다. 서태평양, 인도양, 대서양 등의 바다가 달아올라 세계 곳곳에 뜨거운 공기를 공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온열질환자도 폭증하고 있다. 23일 질병관리청 ‘온열질환 응급실감시체계’에 따르면 집계를 시작한 지난달 20일부터 이달 22일까지 약 한 달간 온열질환자는 299명(추정 사망 2명 포함)에 달한다. 지난해 같은 기간(사망 1명 포함 152명)의 두 배 가까이나 된다.
● 사막 더위 가고 동남아 더위 오고
24, 25일 낮최고기온은 30~31도로 지난주보다 다소 내려가지만 체감 더위는 여전할 것으로 보인다. 앞선 더위가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으로 햇볕이 강하게 내리쬐는 ‘고온 건조한 더위’였다면, 이번 주부터는 습도가 높고 후덥지근한 ‘동남아 더위’이기 때문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습도가 10% 오를 때 체감온도는 1도씩 오른다. 낮 최고기온이 조금 낮아지더라도 ‘덜 덥다’고 말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습한 더위가 건조한 더위보다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크다고 말한다. 더우면 흘린 땀이 증발하면서 체온이 내려가는데, 습도가 높으면 열 배출이 어렵기 때문이다.
장마철에 접어든 남부 지방과 제주에는 이번 주 계속 비가 내린다. 22일부터 경상 호남 지역도 장마전선(정체전선)의 영향을 받기 시작했고, 23일에는 제주에 호우특보가 발효되며 천둥 번개를 동반한 시간당 30mm 이상의 폭우가 내렸다. 24일까지 전라 경상 지역에는 5~30mm, 제주에는 5~10mm의 비가 더 내릴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장마전선이 남북으로 오르락내리락하며 25, 26일 제주를 중심으로 비가 내리고 27, 28일은 남부 지방에 장맛비를 뿌릴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서울 등 중부 지방에는 7월 초 장마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예윤 기자 yea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