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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정규앨범 낸 DJ 페기 구, 국내 팬도 사로잡아

입력 | 2024-06-24 03:00:00

해외서 더 유명한 한국인 여성 DJ
“당당한 태도와 음악 실력에 매료”



서울 영등포구 더현대서울에서 열린 DJ 페기 구의 첫 정규 앨범 ‘I Hear You’ 팝업 현장.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페기 구를 왜 좋아하냐고요? 노래가 중독성 있고 엄청 당당해 보여요. 멋짐이 사람이 된 것 같아요.”

최근 첫 정규앨범 ‘I Hear You’를 발표한 DJ 페기 구(33)의 앨범 팝업 현장. 헤드폰을 어깨에 걸친 윤규연 씨(21)는 신보 LP레코드(바이닐)를 사며 이렇게 말했다. 하우스 음악이나 DJ에 관심 없는 사람이라면 생소할 수 있지만 페기 구는 현재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한국 DJ다. 해외 유명 클럽인 독일 베를린 베르크하인에서 한국인 최초로 공연했고, 일렉트로닉 음악잡지 DJ맥이 지난해 선정한 ‘DJ 톱 100’에서 역대 여성 최고인 9위에 올랐다. 영국 BBC는 그를 2024년 주목할 만한 아티스트 3위로 꼽으며 “DJ계의 슈퍼스타. 하우스 음악을 아는 사람이라면 페기 구가 누군지 모를 수 없다”고 평했다.

인천에서 태어난 그는 15세에 영국 런던으로 유학을 떠났다. 대학 입학 후 DJ의 길에 빠져들었고, 2016년 첫 미니음반을 발매한 후 유럽을 중심으로 활동했다. 특히 지난해 발표한 ‘(It goes like) Nanana’가 큰 인기를 끌면서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테크노 하우스 장르의 이 음악은 중독성 있는 멜로디에 몽환적인 그의 목소리가 더해져 스포티파이에서 4억6000만 회 이상 재생됐다.

음악뿐 아니라 한국 문화를 접목한 감각적인 뮤직비디오가 해외 팬들에게 신선함을 주고 있다. 그의 곡 ‘Starry Night’ 뮤직비디오는 강강술래를 모티브로 했고, ‘I Go’는 한국의 노래방 화면을 연상케 하는 가사 자막이 화면에 들어갔다. 한국어와 영어 가사를 섞어 쓰는 그는 앨범 커버에도 한글 ‘구’를 그대로 쓰는 등 한글을 시각 이미지로 활용한다. 이번 신보에는 ‘(It goes like) Nanana’와 가야금 소리를 샘플링한 ‘Seoulsi Peggygou(서울시 페기구)’ 등 10곡이 수록됐다.

한국에서는 ‘멋진 언니’의 대명사로 통한다. 그동안 여성 DJ가 날씬한 몸매나 예쁜 얼굴로 주목받는 일이 많았다면 페기 구는 탄탄한 실력과 당당한 태도, 카리스마를 앞세운다. 런던 패션 대학 출신답게 패션에 관심이 많은 여성 팬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최근 서울 여의도 더현대 서울에서 열린 앨범 팝업 스토어에도 여성 팬들이 눈에 띄게 많았다.

김윤하 대중음악평론가는 “페기 구는 히트곡을 만들어내는 능력과 감각적인 비주얼, 쿨하고 멋진 디제잉 태도 등 세계 젊은층이 원하는 아티스트의 모습을 두루 갖췄다”고 평했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